“입법하는 국회의원에게 검사가…” 문자 실명 공개

입력 2022-04-20 21:14 수정 2022-04-20 22:19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조종태 광주고검장에게 받은 문자를 그대로 공개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주도한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처럼회’ 소속 김 의원은 이날 조 고검장에게 받은 문자를 실명을 가리지 않고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문자에는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국회가 우습냐고 하셨더군요. 제가 묻고 싶습니다. 국민이 그렇게 우스운가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김 의원은 “이게 입법을 하는 국회의원에게 검사가 보낼 문자인가”라며 “이처럼 적의를 드러내는 것을 보니 곧 저에 대한 보복 수사를 준비하겠다”고 맞받았다.

최강욱,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자 속의 ‘국회가 우습냐’는 발언은 김 의원이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에 출석한 자리에서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국회 논의가 우습냐”고 따져 물은 것을 의미한다.

당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김 차장에게 “형사소송법의 근본을 바꾸는 안에 대해 법조계, 언론, 시민단체 등과 토론회나 간담회를 하는 등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김 차장은 “의원님 견해가 전적으로 옳다”고 답했다.

김 차장은 이어 “근본적으로 형사절차를 바꾸는 내용이다. 각계의 의견을 잘 수렴해보고 해당 부분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에 대해 신중론을 드러내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이다.

이후 질의응답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김 의원이 김 차장에게 “질의하는데 말을 끊는 건 아닌 것 같다. 국회 논의가 차장님이 보기에 우스워 보이고 그러느냐”고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또 “입법 정책적 사안인데 법원행정처에서 이래라저래라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타당하냐”며 “이것은 부적절한 의견이라고 보인다. 앞으로는 그런 의견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조종태 광주고검장 페이스북 캡처

조 고검장은 이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의원님과는 1년간 검찰개혁위원회 활동을 같이해서 잘 알고 있다. 알다시피 현재 추진 중인 법안(검수완박)은 국민 삶과 직결된 기본법“이라며 “그러한 중차대한 법안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국민의 이익, 국민의 피해가 빠져있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국민을 가장 중심에 두고 논의, 검토해달라는 취지에서 글을 드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