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텃밭 가꾸고 개·고양이·닭 키우며 살겠다”

입력 2022-04-20 17:45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직 장관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퇴임 후 현실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보통 시민으로 살겠다”며 “텃밭을 가꾸고 개·고양이·닭을 키우며 살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정부 전직 장관급 인사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오찬에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전직 국무위원과 대통령 자문기구 및 대통령 소속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을 시작하면서 참석자들에게 열심히 일해 줘서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재임 기간이 위기의 연속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기,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위기, 전 세계적인 코로나 위기, 이어서 공급망 위기 등을 우리는 잘 극복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고 도약을 했고 드디어 선도국가라는 평가를 객관적으로 받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외국 정상들과 만나거나 통화할 때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라는 점에서 찬사를 받았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사태 초기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방역’에 대한 찬사도 들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미크론 유행 기간에도 한 번도 봉쇄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는 국민들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2020년 주요국가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 선방했고, 2021년 경제성장률은 주요국 중 가장 빠른 경제회복세를 보였다면서 “‘경제’ 측면에서도 찬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의 케이팝, 기생충, 오징어게임 같은 케이문화와 같은 문화 영역에서의 성과에 대해서도 외국 정상들이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퇴임 후 계획을 하지 않는 것이 계획이다. 잊혀진 삶을 살겠다고 했는데, 은둔 생활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까이에 있는 통도사에 가고, 영남 알프스 등산을 하며 텃밭을 가꾸고, 개·고양이·닭을 키우며 살 것이다. 자연스럽게 오며 가며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아쉬움이 많지만 문재인정부의 성취는 앞으로 계승·발전시키고, 미완의 과제는 개선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문 대통령은 어려운 가운데 국정을 맡아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했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우리 정부는 시간이 흐를수록 빛나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해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오찬을 마쳤다고 박 대변인은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