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YWCA연합회(회장 원영희)가 다가올 100년에도 편견과 차별을 깨고 생명 살림을 실천하는 기독 여성 시민운동을 펼쳐나갈 것을 다짐했다. 연합회는 20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창립 100주년 기념식을 온라인 생중계했다. 연합회는 1922년 조선YWCA로 창립된 이래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
이날 발표된 비전선언문에서 앞으로 연합회가 추구할 방향을 살펴볼 수 있었다. 연합회는 머리글자인 Y(Young·젊음) W(Women·여성) C(Christian·기독인) A(Association·연합)를 키워드로 비전을 정립했다. ‘수평적인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차별과 배제가 없는 세상을 건설한다’ ‘지역을 뛰어넘는 상호이해와 공존의 문화, 성평등한 사회를 이룬다’ ‘예배가 삶이 되고 삶이 예배가 되도록 정의 평화 생명의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만들어간다’ ‘공공성 책무성 자치성을 강화하고 회원이 주체가 되어 지역 현장의 절실한 문제를 해결한다’ 등이었다.
원영희 회장은 “연합회는 지난 100년간 여러 사회 문제들을 기독 여성의 관점에서 해석해 대안을 제시하며 사회의 변화를 견인해왔다. 수많은 사역의 열매를 맺어온 힘의 근원은 개혁 정신”이라며 “개혁 정신의 모범을 보여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치심을 삶에서 실천하는 자세로 연합회가 우리 사회에 존재할 가치가 있음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계의 영상 축하 인사도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합회의 역사는 대한민국 여성 운동의 역사다. 그 활동 범위를 넓히며 도전해왔다”며 “100년의 역사를 발판 삼아 사람 살만한 세상을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라 리제크 세계YWCA연합회 회장은 “연합회는 핵무기 없는 세상과 평등 존중 다양성을 양성하는 세상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젊은 여성들이 공적 영역에서 중요하게 설 수 있는 안전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1부 예배에서는 이진아 나들목일산교회 목사가 설교했다. 이 목사는 “연합회의 사명은 강자들의 돌에 맞설 바위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믿고 믿음으로 정의의 길을 걷는 데 있다”며 “가부장적 권위주의에 오염돼 청년 세대의 신뢰를 잃은 한국 기독교 안에 예수의 본을 실천하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기념특강을 맡은 백희성 KEAB건축 대표는 “연합회가 그동안의 경험, 깨달은 것들, 나와 다른 사람의 이야기들은 물론 부정적인 것들, 편견, 잊혀가는 역사까지도 기록하며 사회와 긍정적으로 공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