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강타한 뉴 ‘스플래시 트리오’…골든스테이트의 행복농구

입력 2022-04-20 17:27 수정 2022-04-20 18:12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완전체로 돌아왔다. 플레이오프 단 2경기 만에 왕조 시절을 연상시키는 폭발적 경기력을 선보이며 단숨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서부 컨퍼런스 3번 시드 골든스테이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2021-2022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6번 시드 덴버 너게츠를 123대 107, 126대 106으로 제압하고 1. 2차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단순한 2연승이 아니라 ‘뉴 데스라인업(치명적 라인업)’ ‘사실상 커리가 2명’이라는 현지 언론의 찬탄이 나올 만큼 완벽하게 경기를 압도했다.

NBA 2연패를 달성했던 ‘햄튼5’(스테픈 커리, 클레이 탐슨, 케빈 듀란트, 드레이먼트 그린, 안드레 이궈달라) 해체 이후 골든스테이트는 팀 주축 커리와 탐슨, 그린이 연쇄 부상으로 시름하며 한번도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하지 못한 채 3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정규 시즌 전반을 커리가 이끌었다면 탐슨이 900여일 만에 코트로 돌아온 후반에는 그린과 커리가 차례로 부상을 겪었지만 3년차 조던 풀이 에이스 모드로 시즌 마무리를 견인했다. 이들이 온전한 컨디션으로 함께 코트에 나선 사실상 첫 무대인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골든스테이트는 오랜만에 제 모습을 되찾았고, 그 결과는 무시무시했다.


팀 전력의 핵심은 커리와 탐슨의 ‘스플래시 브라더스’가 건강히 귀환한 가운데 어느덧 에이스급 피니셔로 급성장한 풀까지 가세한 뉴 ‘스플래시 트리오’다. 특히 불과 3년차 선수로 이번이 플레이오프 데뷔 무대인 풀은 ‘풀 파티’ 모드를 선보이며 자신이 커리에 이은 프랜차이즈의 미래임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스티브 커 감독은 “풀이 이번 시즌 이렇게 잘 해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그는 그럴 자격이 있다”며 연습벌레로 유명한 풀의 성장을 치하했다.


19일 덴버와의 경기 2쿼터, 12점차로 뒤지던 골든스테이트가 스플래시 트리오의 27득점 합작쇼에 힘입어 단숨에 경기를 뒤집어버린 장면은 이번 플레이오프 최고의 순간이었다. 말 그대로 쉴 새 없이 터지는 3명의 득점포는 상대팀이 어떻게 수비를 해야할 지 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폭발력을 과시했다. 이번 정규시즌 유력 MVP 후보인 니콜라 요키치와 덴버 주전 라인업조차 해법을 찾지 못하고 압도당했다.


팀의 패싱 라인을 그리는 그린 입장에선 이들이 동시에 코트에 나서면 어디로 공을 뿌려도 A패스가 되는 행복한 상황을 만끽하고 있다. 그린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커리, 탐슨, 풀 세 사람이 동시에 코트에 있다. 공격 측면에서 무얼 더 요구할 수 없는 옵션”이라며 “나는 천국에 있다”고 격한 만족 표했다.


베스트5 나머지 한 자리는 뛰어난 운동신경과 득점력을 인정받아 맥시멈 계약을 맺고도 ‘계륵’ 취급을 받아왔던 앤드류 위긴스가 반전 활약을 보이며 꿰찼다. 플레이오프에서 강력한 3슈터를 뒷받침하는 ‘언성 히어로’로 분투 중이다. 심지어 아직 완전치 못한 컨디션의 커리가 연봉 500억원짜리 식스맨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상황인데도 극강의 시너지를 과시하고 있다.

더불어 선발 센터로 굳은 일을 도맡는 케본 루니와 게리페이튼 2세, 네마냐 비엘리차, 오토 포터 주니어, 후안 토스카노 앤더슨 등 벤치멤버들도 공수에서 빈틈없이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뉴 데스라인업으로 전성기 모습을 되찾은 골든스테이트는 22일부터 시작되는 덴버 원정에서 2라운드 조기 진출에 도전한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