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이 올해 말 찾아올 것으로 예측됐다. 과거 유행 패턴 등을 종합한 결과다. 유행의 피해와 시기에 영향을 줄 요소로는 백신 접종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꼽힌다.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는 질병관리청 주최로 20일 열린 ‘과학 방역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 심포지엄’에서 코로나19 재유행 예상 추이를 발표했다. 예측은 4차 접종자 규모와 연령대에 따라 4개 시나리오로 나눠 이뤄졌다.
4차 접종자가 전무하다고 가정할 때 피해는 가장 크게 나타났다. 반대로 전 연령대에 걸쳐 1200만명이 접종받는 시나리오에서 확진자와 중증환자 모두 가장 적게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똑같이 400만명을 맞힌다면 60세 이상 고령자에 집중하는 편이 전 연령대에 맞히는 편보다 중환자 억제에 보다 효과적인 반면 확진자 증가 속도는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됐다. 정 교수는 “백신 맞길 꺼리는 ‘백신 주저’ 현상이 유행 최대치를 5~20%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유행 시기는 하반기로 전망됐다. 올 9~10월 이후 확진자가 늘기 시작해 11~12월쯤 정점을 기록하리란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과거 경험상) 한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지속된 기간은 10~14주”라며 “BA.2(스텔스 오미크론) 우세종화로부터 10~14주 뒤인 올해 하반기 중규모 유행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면 100만~120만명 규모의 확진자가 나오고 누적 사망자는 700명에서 최대 2700명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1만1319명으로 전주 같은 요일보다 8만4000여명 적었다. 심지어 주말 효과가 반영된 전날에 비해서도 소폭 감소했다.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는 각각 166명, 808명으로 집계됐다.
병상 가동률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 비중이 여전히 20%를 넘나들고 있지만 절대적인 유행의 규모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됐다. 이날 기준 중환자 병상의 43%, 준중증 병상의 43.5%가 가동 중이었다. 중등증 병상 가동률은 28.5%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유행이 감소세로 돌아선 이상 다시 전처럼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만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면 신속항원검사 양성자가 실제 확진자일 확률인 ‘양성 예측도’도 그에 따라 낮아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서 확진자 폭증으로 검사 수요가 일일 PCR 역량을 초과하자 병·의원에서 시행하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도 확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당초 기한은 지난 13일까지였으나 내달 13일까지로 1개월 연장된 바 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