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쇼크’ 국내 영향은? [3분 국내주식]

입력 2022-04-20 16:33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 자료화면. 로이터연합뉴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 날아든 악재가 국내 콘텐츠 관련주에도 하락 재료로 작용했다. 세계적인 OTT 열풍을 타고 오름세를 보였던 콘텐츠 기업들이 넷플릭스의 약세와 동조화된 흐름을 보인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기대 업종으로 대표됐던 콘텐츠 종목들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20일 0.20포인트(0.01%) 하락한 2718.69에 마감했다.

1. 스튜디오드래곤 [253450]

스튜디오드래곤은 코스닥시장에서 1.95% 떨어진 9만5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16년 5월 CJ ENM의 드라마 사업부가 물적 분할돼 설립된 드라마 제작사다. 넷플릭스와 2020년 3년간 21편의 콘텐츠 제작, 방영권 판매 계약을 했다. 자체적인 제작 역량은 연간 40편 수준으로 평가된다.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1분기에만 20만명이 감소했다. 넷플릭스의 세계 가입자 수는 2억2160만명이다. 넷플릭스 가입자 수 감소는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한 투자심리도 악화됐다. 콘텐츠주로 분류되는 NEW(-3.17%), 삼화네트웍스(-1.65%), 에이스토리(-0.48%)도 하락 마감했다.

하지만 증권가는 국내 콘텐츠 업종에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넷플릭스의 현금 흐름이 개선된 상황에서 향후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적극적인 콘텐츠 투자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고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 아시아로 꼽히는 만큼 국내 콘텐츠주에 직접적인 수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한국 콘텐츠의 흥행기록이 고무적인 점을 언급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기업분석보고서에서 “넷플릭스 관련 실망감이 반영되며 국내 콘텐츠 제작사 주가는 대폭 하락했다”며 “하지만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 감소 전환이 국내 콘텐츠 제작사에는 오히려 기회다. 과도한 주가 하락 구간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 철강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로 철강주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국제 에너지 안보 우려가 커질수록 강관 수요가 늘어나 철강기업에 수혜가 향할 것이라는 분석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중국 철강 생산지가 봉쇄됐다는 소식도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금강철강은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가격제한폭(29.63%)까지 치솟은 1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스틸(25.80%), 한일철강(15.01%), 부국철강(11.94%), 동일제강(7.30%), 세아제강(6.82%)도 급등했다. KG그룹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KG스틸(29.87%)과 KG스틸우(29.89%)도 상한가로 마감했다.

중국 허베이성 탕산시는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으로 전날 봉쇄 해제 8일 만에 일부 지역을 다시 봉쇄했다. 탕산시는 중국 전체 철강 생산의 13%를 차지하는 주요 철강 생산지다.

국제 에너지 안보 우려가 커지면서 강관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도 유효하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장기적으로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를 대체하기 위해 수입선 다각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현재 미국 내 한국산 에너지용 강관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라며 “연내 카타르를 시작으로 LNG 터미널들의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3. 한국전력 [015760]

대규모 적자가 확실시된 한국전력이 전날보다 1.94% 떨어진 2만1300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한국전력의 올해 실적을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추정한 한국전력의 올해 1분기 영업적자는 7조60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 5조8601억원을 1조2000억원가량 뛰어넘는 규모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기록할만한 수준의 영업적자”라고 평가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연료비 급등으로 올해 적자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한국전력의 비용 증가로 전가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전기요금이 유가 등 에너지 가격에 따라 움직이도록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를 이유로 전기요금을 동결해왔다. 지금과 같은 전기요금 동결 추세가 계속된다면 2026년에는 한국전력이 완전히 자본잠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도 전기요금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비례해 인상되면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 전력도매가격(SMP) 상승 이후 전기요금이 상승해왔던 전례가 있는 점, 지난 10년간 전기요금이 유지되며 인상 압력이 누적된 점 등이 인상을 예상케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