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는 ‘산은 개편론’… “정책금융공사 만들어야”

입력 2022-04-20 16:30 수정 2022-04-20 18:12
KDB산업은행의 서울 여의도 본점. 연합뉴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KDB산업은행(산은) 등 정책금융기관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잇따른 기업 구조조정 실패와 조직 비대화 등을 이유로 정책금융기관을 통합한 ‘정책금융공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정책금융의 문제점과 혁신 과제’를 주제로 연 토론회에선 산은 개편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졌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중소기업 정책금융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산은의 중소기업 지원 부문과 신용보증기금, 한국벤처투자 등의 기능을 하나로 모은 지주회사 형태의 정책금융공사를 만들자는 것이다.

박 실장은 “정책금융은 특정 산업 지원을 목적으로 선별적으로 공급돼야 한다”며 “정책금융 지배구조를 바꿔 자금 규모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산은의 중소기업 지원 부문은 정책금융공사로 이전하고, 중장기적으로 상업금융에서도 손을 떼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산은에는 저탄소 경제 전환,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자금 조달 기능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그동안 정책금융 기관이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기영 경기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책금융의 규모, 조직 등이 과다해 시장의 정상적인 메커니즘을 왜곡하고 시장 마찰을 유발한다”며 “정책금융기관이 수행하는 상업금융 업무를 분리하는 등 효율적인 정책금융 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래 신산업 육성으로 정책금융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앞으로 산은 민영화가 재추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의원은 “5년간 산은이 주도했던 쌍용차, 대우조선해양 등 큰 규모의 기업 매각이 번번이 실패했다. 안 된 것도 없고 된 것도 없는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