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방한 중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당초 차관보급인 김 대표의 직위를 감안할 때 면담이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지만, 윤 당선인의 한·미 관계 중시 태도와 실용주의적 접근에 따라 ‘깜짝 회동’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19일 저녁 정진석 국회부의장의 서울 도곡동 자택에서 김 대표와 만찬 회동을 가졌다.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도 함께했다고 한다. 정 부의장의 초대로 마련된 사적인 성격의 만찬으로, 와인을 곁들여 2시간30분 정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의장은 김 대표와 어린 시절 성북동에서 함께 자란 죽마고우 사이다.
이날 만찬에선 북핵 문제 대응을 위한 한·미 공조와 다음 달 21일 전후로 개최가 유력시되는 한·미 정상회담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20일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만나 대북 문제를 논의했다.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준비 사무실을 찾은 김 대표는 박 후보자와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예정했던 시간을 넘겨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배석했다.
박 후보자는 7차 핵실험 등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미가 긴밀히 공조해 나갈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정책 추진에 있어 윤석열정부와의 긴밀한 공조에 높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선 오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일에 진행할 열병식 준비가 막바지라는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1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수천명의 병력과 수십대의 군사 차량이 행진하는 등 열병식 예행연습이 이뤄졌고, 18일 순안공항에선 전투기 20여대와 헬기 10여대가 활주로에 도열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야간에 전투기와 헬기 등을 동원해 연습하는 정황 등을 미뤄 ‘심야 열병식’이 열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영선 신용일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