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양성에 써주세요” 80대 농부, 보령시에 장학금 1억원 쾌척

입력 2022-04-20 15:46
충남 보령시 주산면에 거주하는 이풍호(왼쪽) 씨가 20일 보령시에 장학금을 쾌척하고 김동일 보령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령시 제공

충남 보령시에 거주하는 80대 농부가 인재 양성을 위해 써달라며 거액의 장학금을 쾌척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보령시는 주산면 증산리에 거주하는 이풍호(80) 씨가 20일 시장실을 찾아 만세보령장학기금으로 1억원을 기탁했다고 20일 밝혔다.

평생 벼농사를 지으며 성실하게 살아온 이 씨는 어려웠던 학창시절 공부를 제대로 마치지 못해 아쉬웠다며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재를 키우는 것은 농사와 같다”며 “새싹 때 관리를 잘해주면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햇빛과 물, 거름 등 양분을 먹고 자란 벼가 가을에 결실을 이루듯 좋은 환경에서 자란 젊은 학생들이 미래 지역발전을 이끌 것”이라며 “지역 학생들이 아무 걱정 없이 좋은 환경에서 꿈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보령시는 만세보령장학회를 통해 1994~2021년 총 4719명에게 38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어렵게 농사를 지어서 마련한 거금을 선뜻 기부해주신 이풍호 씨께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이런 분들이 있어 보령의 미래는 밝고 희망차다”고 말했다.

보령=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