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이후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의 아파트 매매량이 반등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눈치보기’에 돌입했던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다만, 시장이 다시 뜨거워진다고 속단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고점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여전히 적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규제 완화의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시장을 달굴 ‘변수’가 표면으로 올라온 상황도 아니다.
20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경기도 아파트 매매건수는 지난해 7월(1만5028건)부터 올해 1월(3454건)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였다. 하지만 지난 2월에 3858건으로 전월 대비 소폭 증가하더니, 대선이 있었던 지난달에 5423건으로 전월보다 40% 이상 급증했다.
경기도 주택 시장에서는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새 정부에서 정비사업 촉진 특별법 제정 등을 공약하면서다. 성남시의 아파트 매매건수는 지난달에 227건으로 2월(108건)보다 배 이상 올랐다. 고양시도 2월 275건에서 지난달 511건으로 늘었다.
그러나 눈치보기가 끝나고 이른바 ‘대세 상승’으로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지 단정할 수 없다. 인수위는 집값이 오르자 규제 완화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규제 완화 계획의 발표를 다음 달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가격은 일단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2주차(11일 기준)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올랐다. 지난 1월 24일(0.02%) 이후 11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고양시 일산동구(0.07%)는 지난달 21일부터, 일산서구(0.02%)는 지난달 7일부터 집값 오름세에 진입했다.
서울도 대선을 계기로 매수 심리가 살아나며 매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에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265건(계약일 기준)이다. 지난해 8월(4064건)부터 올해 2월(810건)까지 7개월 연속 감소하다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