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사이클 전설인 브래들리 위긴스가 10대 시절 코치에게 성적 그루밍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위긴스는 맨즈헬스UK 5월호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 코치에게서 그루밍을 당했다. 그때 나는 13살이었다. 결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성적 그루밍이었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 그것은 성인이 될 때까지 내게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다만 해당 코치의 이름을 밝히거나 구체적인 상황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 의지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학대 사실을) 묻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의붓아버지에게도 학대를 당했다고 했다. 위긴스는 “새 아버지는 내가 사이클 의상을 입는 것을 비난하면서 폭행했기 때문에 이를 털어놓을 수 없었다”며 “나는 정말 외톨이였고 단지 그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위긴스는 영국 사이클의 역사를 쓴 전설적 인물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사이클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서 2012년 영국인 최초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또 그해 자국에서열린 런던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며 영웅으로 2013년 여왕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기사(Knight)’ 작위를 받기도 했다. 그가 획득한 올림픽 금메달은 5개, 총 메달은 8개다.
영국 사이클링협회는 폭로 이후 즉각 위긴스에 완전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협회 대변인은 “위긴스가 제기한 문제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협회 세이프가드팀은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그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제 (학대) 사건이 발생했든 상관없이 학대를 직접 당하거나, 타인의 학대피해를 우려하는 누구라도 협회와 영국아동학대예방기구(NSPCC)의 지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SPCC도 위긴스를 지지했다. 스포츠분야 아동보호국의 미셸 노스는 “성적학대에 대해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것은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며 “위긴스는 어린 선수가 자신을 보호해야 할 코치에게 그루밍 당했다는 것을 밝혀 진정한 용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 코치들은 어린 선수들에게 막강한 힘과 영향력을 미친다”며 “피해자들은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거나 심지어 학대를 알아채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영향은 파괴적이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