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르바이트를 한 서울 중·고등학생 10명 중 4명은 노동인권 침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지역 중·고등학생 2614명과 교원 1118명을 대상으로 ‘서울학생 노동인권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난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의 7.7%였다고 20일 밝혔다. 2018년 조사 결과(15.9%)에서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다. 서울시교육청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추정했다.
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업종은 음식점이나 패스트푸드점 서빙(32.7%)이 가장 많았고 이어 전단지 돌리기(28.2%), 뷔페·웨딩홀·서빙(27.2%), 배달 노동(6.9%) 순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이라는 답변이 92.1%로 대부분이었다.
아르바이트 경험 학생 중 노동인권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학생은 44.6%였다. 이들은 근로계약서 미작성(31.2%), 휴게시간 미준수(15.3%), 임금체불(12.9%) 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인권 침해를 경험한 학생의 43.5%는 일을 그만뒀고, 33.7%는 참고 일했다고 답했다.
노동인권교육에 관한 교원과 학생의 인식 차이도 드러났다. 교원들은 52.8%가 2019년 이후 노동인권교육을 실시했다고 답했지만, 교육을 받았다고 답한 학생은 16.0%에 그쳤다. 학생들은 교육 개선사항으로 ‘노동인권교육이 더 확대돼야 한다’(41.7%)는 것을 가장 많이 꼽았다.
실태 보고 발제를 한 이원희 노무사는 “학생 아르바이트와 노동인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으므로 대응 양상에 주목하고 이를 노동인권교육에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학생 노동인권 증진을 위한 중장기 정책을 점검할 계획이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