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이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예정됐던 해외출장을 보류했다.
박 의장 측은 20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계획했던 미국·캐나다 방문을 보류했다”며 “외교 경로를 통해 방문 국가에 양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23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해당 국가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이는 국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검찰 수사·기소 분리와 관련한 논의가 본격화된 데 따른 행보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맞불 성격으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예고하면서 박 의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3일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개정안을 공포하는 것이 목표라며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4월 국회 중 처리하겠다고 속도전을 벌여 왔다.
민주당이 국회 회기를 2~3일씩 쪼개 법안을 처리하는 ‘살라미 국회’ 카드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무력화시키려면 국회의장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민주당은 박 의장이 그대로 해외출장을 떠나면 본회의 사회권, 법안 상정권 등을 민주당 출신 김상희 국회부의장에게 넘기도록 해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박 의장께 호소한다”며 “헌법에 정면으로 반하는 검수완박 법안을 상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