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전쟁으로 세계 성장률 큰 폭 하락”…러, 내년까지 역성장

입력 2022-04-20 04:33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파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큰 폭 하락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가 예상했다. 서방의 전면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는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쟁의 직접 피해를 겪은 우크라이나는 올해만 -35% 역성장이 전망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이 취한 봉쇄정책 영향은 고려하지 않은 수치여서 실제는 이보다도 더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IMF는 19일(현지시간) 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며 올해 세계 성장률이 3.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4.4%)보다 0.8% 포인트, 지난 10월 전망치(4.9%)보다 1.3% 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IMF는 내년 성장률도 올해 전망치와 같은 3.6%로 예측했다. 지난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1월 전망치보다 소폭 오른 6.1%로 분석됐다.

선진국은 지난해 5.2% 성장률을 보였지만 올해는 3.3%, 내년에는 2.4%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전망치와 비교해보면 각각 0.6% 포인트, 0.2% 포인트 하락 전망됐다. 반면 신흥국과 개도국은 지난해 6.8%에서 올해 3.8%, 내년 4.4% 성장이 예상됐다. 1월 전망치보다 각각 1.0% 포인트, 0.3% 포인트 하향됐다. 선진국보다 하락 폭이 좀 더 크다.

국가별로는 미국은 올해 3.7%, 내년 2.3%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직전 전망치보다 0.3% 포인트씩 줄었다. 지난해 성장률은 5.7%로 집계됐다.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로 지역 성장률은 2.8%로 지난 1월 예상 때보다 1.1% 포인트 감소 예측됐다. 일본 성장률도 올해 2.4%로 1월 예상 때보다 0.9% 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중국은 올해 4.4%, 내년 5.1% 성장이 예상됐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번 예상보다 0.5% 포인트 줄어든 2.5%로 예상됐다.

IMF는 러시아가 올해 -8.5%, 내년 -2.3%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지난 1월 전망 때보다 각각 11.3% 포인트, 4.4% 포인트 쪼그라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35% 역성장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예측은 지난 3월까지 발표된 서방의 대러 제재 영향만 반영했다. 러시아의 파괴적인 침공으로 주요 기반시설이 완전히 무너진 우크라이나 상황이 반영되지 않았고,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도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IMF는 코로나19 영향이 올해 약해진다는 가정도 했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유행이 유발한 글로벌 경제 붕괴로부터의 회복이 보이기 시작할 때, 전쟁이 이익의 많은 부분을 지울 것이라는 매우 실질적 전망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IMF는 “최근 중국의 주요 제조 및 무역 허브 봉쇄는 다른 지역의 공급 차질을 가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인플레이션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IMF는 올해 인플레이션은 선진국의 경우 5.7%, 신흥시장과 개도국은 8.7%로 예상했다. 직전 전망치보다 각각 1.8% 포인트, 2.8%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IMF는 “전쟁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 악화, 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이 지속해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와 성장 보호 사이에서 균형 잡기를 하는 데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IMF는 대부분 지역에서 고용과 생산이 2026년까지 대유행 이전 추세를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전쟁 악화 가능성, 대러시아 제재 확대,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전략으로 인한 중국의 급격한 감속, 새롭고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 변이 출현에 의한 대유행 확산 가능성 등으로 글로벌 경제전망에 대한 하방 위험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