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병역 문제에 대해 재검을 받겠다고 밝힌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병역 관련된 자료 제출 요구에는 불응했다. 사유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19일 설명문을 통해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기록의 경우 지극히 개인적인 의료정보”라며 “후보자 아들 본인은 이런 정보가 일반에 공개돼 계속 유포되면서 전문성에 근거하지 않은 각종 평가와 소문 등이 불특정 다수에게서 회자되는 상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자료 제출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병역과 관련된 각종 기록부와 진단서 등 일체의 서류는 모두 투명하게 제출했으나, MRI 등은 신체 내부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자료”라며 “민감한 개인정보가 본인이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공유되는 데 따른 걱정은 충분히 이해 가능한 불안감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대신 정 후보자 측은 대안으로 후보자의 아들이 당시 MRI와 CT 자료를 지참해 국회가 지정한 의료기관에서 재검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앞서 정 후보자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서 “아들의 병역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하루빨리 의료기관을 지정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그러면 당장이라도 아들로 하여금 재검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준비단은 “후보자 아들의 척추질환 진단은 경북대병원의 MRI 검사 2회와 병무청의 CT 검사, 그리고 서로 다른 3명의 의사가 진단한 결과로 객관적인 근거 측면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후보자 아들의 병역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김성주·신현영·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 후보자 아들이 병역 관련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자료 공개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아들의 병역 관련 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또 “국회법상 안건 심의와 관련해서 기관이 사진, 영상 제출요구를 받을 때는 누구든지 이에 따라야 한다”며 “법으로 정해져 있는 국회 검증 절차인 인사청문회에 제대로 임하기 바란다”고 정 후보자를 압박했다.
정 후보자 아들은 지난 2010년 11월 병역판정 신체검사에서 신체등급 2급으로 ‘현역’ 대상이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5년 뒤 재검사에서는 신체등급 4급인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으로 판정이 달라졌다. 재검 당시 제출된 병무진단서가 아버지가 부원장으로 재직 중인 경북대병원에서 발급돼 병역회피 의혹이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17일 기자회견을 여는 등 해명을 이어가고 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또 ‘아빠 찬스’라고 불리는 자녀의 의대 편입학 특혜 등 각종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