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8주기 추모행사 대신 산행 모임 참석한 대전교육감

입력 2022-04-19 17:14
16일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이 참여한 산행모임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전교조 대전지부 제공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이 세월호 참사 8주기 추모 행사에 불참하는 대신 정치인이 참여한 특정 단체의 산행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반면 대전시교육청은 설 교육감이 세월호 추모 행사에 초청받지 않아 참석이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19일 전교조 대전지부와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설 교육감은 지난 16일 오전 지역의 한 봉사단과 고교 동문회가 주최한 보문산 산행 모임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행사는 현직 국회의원 등 정치인을 포함해 4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 교육감은 이날 오전 10시에 축사를 한 뒤 오전 10시30분쯤 자리를 떠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실은 행사 참석자가 SNS에 기념사진을 게시하면서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같은 날 오전 11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다짐식에는 허태정 대전시장과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등이 참석했다.

전교조는 “단원고 학생을 포함해 304명의 목숨이 차가운 바닷물에 묻힌 그날, 어찌 교육감이 친목 모임에 가서 손하트를 만들며 기념사진을 찍는단 말인가”라며 “아이들과 부모가 겪은 피눈물 나는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교육을 책임질 수 있는지 묻고싶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설 교육감이 세월호 기억·다짐식에 공식적으로 초대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축사를 건넨 이후 즉시 모임에서 빠져나왔다고 해명했다.

특히 설 교육감은 해당 모임에 정치인이 참석한다는 사실조차 사전에 알지 못한 상태였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은 국민주권실현적폐청산대전운동본부 4.16특별위원회가 추죄한 행사로, 설 교육감에 대한 별도 초청은 없었다”며 “보문산 행사는 지역 봉사단체와 고교 동문회의 초청때문에 인사차 참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감은 정치인이 산행 모임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세월호 추모·기억식이 11시 행사였기에 만약 초청이 있었다면 참석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시교육청도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안전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추모주간을 운영했다”고 덧붙였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