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리셀시장… 가품 검수 빡빡해지고 투자 늘린다

입력 2022-04-19 16:58 수정 2022-04-19 17:01
번개장터가 명품·스니커즈 정품 검수 서비스를 론칭했다. 번개장터 제공

리셀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무신사와 크림 간 벌어진 ‘가품 논란’ 이후 정품 검수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출혈경쟁이 우려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수수료’도 등장했다.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는 브랜드 정품 인증 서비스인 ‘정품 검수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번개장터의 정품 검수 서비스는 개인 간 중고 명품·스니커즈를 거래할 때 전문 검수팀이 브랜드 정품 인증을 대신해주는 C2B2C(Consumer to Business to Consumer) 방식의 서비스다.

구매자가 나타나면, 판매자는 상품을 번개장터 검수센터로 보내고, 검수 뒤 인증이 완료된 상품을 번개장터가 구매자에게 배송하는 프로세스를 거치게 된다. 번개장터는 소비자에게 안전성과 편리함을 제공해 상품 가치가 높은 고가 브랜드의 중고거래를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리셀 플랫폼 업계는 최근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벌어진 크림과 무신사의 ‘가품 논란’은 리셀시장의 선점 경쟁에서 벌어진 자존심 싸움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네이버의 손자회사 격인 크림은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업계 1위이고, 무신사는 2020년 7월 한정판 마켓 솔드아웃을 오픈해 선두를 다투고 있다.

이번 ‘가품 논란’에서 크림이 완승을 거둔 뒤 무신사는 솔드아웃 운영사인 에스엘디티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소비자 신뢰 회복이 필요해진 무신사는 두나무와 함께 에스엘디티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에스엘디티는 이번 투자금으로 검수 시스템 강화를 위한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개발 인력을 대규모 채용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 성동구에서 운영 중인 검수센터 외에 제2 검수센터를 상반기 안에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에스엘디티는 솔드아웃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소비자 편의성을 높여 건전한 한정판 거래 문화 정착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무신사 자회사 에스엘디티가 운영하는 '솔드아웃'. 무신사 제공

크림은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달 국내 최대 명품 커뮤니티로 꼽히는 시크먼트를 70억원에 인수했다. 중고 패션 거래 플랫폼인 콜렉티브 경영권도 약 55억원에 가져왔다. 지난해 8월에는 나이키의 네이버 커뮤니티 ‘나이키매니아’를 80억원에 인수하는 등 충성도 높은 소비층을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리셀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크림과 솔드아웃 등이 모두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1위 크림은 지난해 적자 규모만 600억원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 오는 21일부터 크림이 국내 최초로 중개상품에 대해 1%의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크림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수익성을 내기 위한 수수료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등에서는 리셀 거래 수수료가 8~10%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셀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인 만큼 당분간 다각도로 투자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수익성 또한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에 수수료 시스템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