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민주 내부서도 반대… 조응천·김해영 “국민에 피해”

입력 2022-04-19 05:26 수정 2022-04-19 09:58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해영 전 최고위원. 뉴시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강행하는 가운데 당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사 출신의 조응천 의원은 국민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를 밝혔고,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변호사 출신 김해영 전 최고위원은 형사법 체계의 혼란과 공백을 우려하면서 국민의 삶과 관련된 부분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20대 국회에서 당내 소신 발언을 주도한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 중 두 사람이다.

조 의원은 이날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친전에서 “(검찰개혁 관련 법안의) 개정안 내용 일부는 위헌의 소지가 있고, 법체계상 상호모순되거나 실무상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 확실한 점이 있다”며 우려의 뜻을 전했다.

조 의원은 “이번 검수완박법은 검찰의 특수수사와는 무관한 국민 민생과 직결된 경찰 송치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를 포함한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수사권 일체를 박탈했다”며 “반면 그 권한을 사법경찰관에게 독점적으로 부여하는 방식의 수사권조정안을 통해 국민에게 나아지는 것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비대화된, 앞으로 더 비대해질 경찰을 견제하고 국민의 인권과 재산을 보호할 장치를 굳이 거둬들이려고 시도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지금 우리 당이 해야 할 일은 수사기관 간 통제 장치를 마련해 윤석열정부에서 마음대로 수사기관을 좌지우지하지 못 하게 하는 것이지 통제받지 않는 거대 수사기관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이어 “금번 검수완박법의 개정은 검찰의 선별적 수사와 자의적 기소를 막기 위한 6대 중대범죄 수사권의 이관에 한정하고, 기존 형사사법 체계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개정은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 국민적 지지와 후원 속에 추진될 수 있도록 동료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달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번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심히 우려된다”며 “국가의 형사사법 체계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올 이러한 법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 과정 없이 국회 의석수만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형사법 체계의 큰 혼란과 함께 수사 공백을 가져온다. 그러한 혼란과 공백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수년간 민주당은 정치의 주요 동력으로 두 가지를 삼고 있다”며 “하나는 악당론이고 또 하나는 지키자 프레임”이라고 했다.

그는 “악당론은 국민의 힘이나 검찰 등을 악당으로 규정하면서 악당은 궤멸시켜야 한다는 논리이고, 지키자 프레임은 진영 내 특정 인물을 성역화하면서 누구누구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라며 “이번 민주당의 조급한 검수완박 추진에 이러한 악당론과 지키자 프레임이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에서 이 두 가지를 주요 동력으로 삼으니 시대 상황에 적합한 거대 담론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국민의 삶과 직결된 부동산과 교육 등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기본권을 존중하면서도 어려운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희망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추진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