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찬스’ 논란 정호영, 국힘서도 공개비판 잇달아

입력 2022-04-18 22:41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녀의 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 아들의 병역 판정 의혹 등 ‘아빠찬스’ 논란에 휩싸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을 놓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자진 사퇴 의견이 잇달아 제기됐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8일 당 최고위 회의에서 정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을 언급하며 “정 후보자는 거취를 직접 결단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정부의 공정이 훼손되지 않고 많은 국민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들과 정 후보자의 설명으로 볼 때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는 달리 위법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께서 정 후보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 후보자가 법을 어기지는 않았을지 몰라도 국민이 가진 보편적 상식과 다소 거리가 있는 일들이 정 후보자와 그의 가족들에게 일어났다”며 “정 후보자는 이해충돌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 “적극적인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도 자녀의 편입 과정과 정 후보자의 걸어온 길을 보면 국민의 일반적 눈높이에서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면서 “이해 충돌 논란이 벌어진 것 자체만으로 공정을 바랐던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조국 사태를 떠올리게 할 수 있다”며 사실상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3선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 후보자가 억울하더라도 자진사퇴해야 한다”며 “이 사안을 볼 때는 법리적 판단이 아니라 정무적 판단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식들 의대 편입에 정 후보자의 사회적 자산이 작용했을 수가 있다. 불법적인 요소가 없었더라도 그 부분은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는 불공정한 것”이라며 “자진 사퇴하고 대신에 철저하게 수사 요청을 해서 결백을 입증하라”고 촉구했다.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전략비전실장을 역임했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 후보자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례를 비교하면서 “공정과 상식이라는 정치적 자산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정부가 내로남불 논란에 휩싸이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국이 내로남불 반성 없이 법무장관이라는 벼슬을 탐했지만, 정 후보자는 국민정서법 의혹이 제기된 것 만으로도 40년 지기 윤 당선인을 위해 복지부 장관이라는 벼슬을 탐하지 말아야 한다”며 정 후보자를 압박했다.

김 교수는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도 “정 후보자 본인 입장에서 보면 억울할 수는 있다. 불법적인 사례가 입증된 게 아니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자신이 병원장으로 있을 때 경북대에 딸, 아들이 편입했다면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벼슬을 탐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