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세훈 “지금 여론조사 의미없다…서울시장 선거 박빙 될 것”

입력 2022-04-19 05:00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goodlh2@kmib.co.kr

오세훈 서울시장이 6·1 지방선거와 관련해 “(여야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15~20%포인트 차이가 뒤집히는 데에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는다”며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박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 시장은 최근 서울시장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예비 후보들을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오 시장은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60% 언저리인데 민주당 지지자를 비롯한 상대 진영은 대선 패배의 상실감 때문에 고도로 결집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지지자를 비롯한 우파 진영은 아무래도 (대선 승리 후) 이완된 상태에서 지방선거에 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오 시장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에서 20%포인트 이상 앞서다가 선거에서 지는 경험을 두 번 했다”며 “종로, 광진에서 그랬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2016년 총선 때는 서울 종로에, 2020년 총선에선 서울 광진을에 출마했다가 각각 낙선했다.

오 시장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여론조사에서는 앞서고 있지만)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는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막상 선거일에 투표로 나타나는 (여야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3∼5%포인트 안쪽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 승리 이후 2027년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선 손사래를 치며 질문을 피했다.

오 시장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박빙이 될 수밖에 없어서 다음 행보, 2027년 대권 도전 여부를 묻는 것은 매우 불필요하고 사치스러운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송영길 전 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에 대해 묻자 “다른 당의 후보가 결정되기 전, 촌평이라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누가 되시더라도 이번만큼은 비전 선거, 정책 선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 시장을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지난 11일 확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goodlh2@kmib.co.kr

-선거가 박빙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가.

“‘서울비전 2030’, ‘서울시 바로 세우기’ 정책, 특히 부동산 정책이 과연 서울시민들께 어떤 비전을 드리고 어떤 희망을 드릴 수 있을지가 이번 선거의 관건이다.

서울비전 2030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계층 이동 사다리를 복원하는 것,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후퇴를 거듭했던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세계 글로벌 ‘톱5’로 끌어올림으로써 청년들에게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또, 시민단체를 자처하고 있지만 사실상 서울시의 관변 단체화되어버린 단체들이 그동안 검증이 부실한 상태에서 서울시의 예산을 상당 부분 써 왔다. 서울시 바로 세우기는 그 점에 대해 바로잡는 작업이다.

하지만 서울시 의회의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 때문에 목표했던 것의 절반 정도도 달성을 못 했다.

이들 정책 외에 시의적절한 부동산 공급, 이 세 가지가 서울 시민을 향한 가장 중요한 약속이 될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정책이 이슈가 된 적이 있나.

“큰 틀에서 선거가 정국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TV토론을 비롯해 치열한 (정책) 토론이 늘 시민들에게 화제가 됐었다. 정책은 항상 (후보를 선택하는) 판단 기준에 50% 이상 영향을 줘왔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서도 저는 정책 선거를 치르고자 했는데, 민주당은 ‘내곡동 토지 셀프 보상’ 등 부정적인 소재를 선택했기 때문에 대패를 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민주당이 서울시민들이 바라는 대로 정책 선거로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 임했다면 격차는 많이 줄었을 것이다.”

-윤석열정부 1기 내각 인선을 어떻게 평가하나.

“성공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가 담겨있는 인사라고 생각한다.

정치를 하게 되면 지역·계파·성별 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준에 구애받는데, 이번에는 비교적 그런 것을 의식하지 않은 능력 본위의 인사를 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아빠찬스’ 논란이 확산되는데.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팩트 파인딩(사실 확인)이 이뤄져야 (당선인의) 결단이 이뤄지지 않겠느냐.

지금은 각 후보자에 대한 예상 가능한 비판, 논점들이 정리돼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해 “중도층이 돌아설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대통령 당선인이 지방선거를 의식하고 지방선거에 도움을 주려는 인사를 하셔도 문제다(웃음).”

-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저 역시 검수완박은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볼 수밖에 없다.

수사권을 검찰로부터 완전히 박탈할 생각이었다면 진작에 했어야 한다. 그 시점, 타이밍만 놓고 봤을 때도 그런 국민적 평가를 벗어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지방선거 때 서울시 의원과 구청장을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이번에는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나.

“희망컨대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의원과 구청장의 과반을 우리 당 후보들이 확보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제가 공약을 이행하려고 1년 동안 사투를 벌여왔다. 사투 끝에 많은 공약을 ‘런칭’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대가가 너무 컸다.

공약을 위한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바라는, 저로서는 우선순위가 뒤처져있는 사안 관련 예산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그런 식의 타협이 시민들에게 바람직한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최소한 (시의회 의석)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는 지방선거가 됐으면 하는 게 가장 강한, 절실한 바람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goodlh2@kmib.co.kr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지방선거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보나.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다. 흩어져 있는 것보다는 합쳐져 있는 것이 훨씬 더 큰 힘을 선거 때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합당이 안 돼 별도 후보를 낸 경우를 생각해 보라. 그렇게 보면 그 효과는 엄청난 것이다.

특히 서울, 수도권의 선거는 늘 막판 가면 박빙이었다.

특히 서울만 선거를 치르는 것만이 아니라 경기·인천을 이겨야 사실 수도권 선거에서 이겼다고 볼 수 있고 당선인이 뜻을 펼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이 된다. 그런 과정에서 보면 이번 합당 선언의 의미는 대단히 큰 것이다.”

-윤 당선인과 소통을 자주 하는가.

“적절한 빈도로 꼭 필요한 소통은 늘 하고 있다. 드릴 말씀이 있으면 뵙기를 청하고, 뵙기를 청하면 항상 만나주셨다. 그리고 청하기 전에도 불러주셔서 현안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제가 만나면서 굉장히 소탈하고 ‘오픈 마인드’이신 것을 여러 번 느꼈다.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문제로 한창 뜨거웠을 때 통의동 인수위 집무실에 가서 신중론을 펼쳤다.

전달 드릴 때는 굉장히 허심탄회하게 동의를 해주셨고 (이전이) 다소 빠른 감이 있다는 것을 (당선인) 본인도 알고 계셨다. 다만 이전을 늦추면 청와대를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서둘러 발표하신 것으로 저는 이해를 한다.

제가 느꼈던 것은 시중의 여론을 어렵게 말씀 드린 것인데, 굉장히 오픈 마인드로 듣고 장단점에 대해 충분히 토론도 됐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소 드리기 어려운 말씀도 망설임 없이 드릴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됐다.”

-대통령과 서울시장의 건강한 관계는 어떤 것이라고 보나.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을 망설임 없이 드릴 수 있으면 그게 건강한 관계인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goodlh2@kmib.co.kr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면 차기 ‘잠룡’으로 거론될 텐데.

“저는 무엇이 되려고 정치한 적 없다. 많은 분이 오해를 하시는데 2011년 무상 급식 사태도 대권 욕심 때문에 그랬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천부당만부당한 얘기고. 대권 생각은 머릿속에 없다.

사실 재작년에 서울시장 보궐 선거 출마를 놓고 고민할 때, 바로 대권에 나갈 것이냐 퇴보한 서울 시정을 바로잡을 것이냐 고민을 했다.

그때 이후로 저의 모든 관심사는 서울이다. 하루하루 발표되는 서울시의 정책들을 보시면 서울시정에 대한 제 애정을 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대권의 연장 선상에서 저를 바라보는 분들을 보면 매우 섭섭하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으로 청와대 인근과 용산에 변화가 예상되는데.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해 (청와대 주변의) 높이 제한이 풀릴 것은 없다. 청와대 뒤에는 인왕산과 북악산이 있고 그 앞에는 경복궁이 있다. 고궁 근처는 원래 높이 제한이 있다. 어느 산이든 산기슭에는 높이 제한이 있다. 그 제한은 전혀 풀리는 게 아니다.

다만 굉장히 흥미롭고 새로운 변화들이 기다리고 있다. 북악산과 인왕산 기슭에서부터 물길을 청계천으로 잇는, 진정한 의미의 청계천 복원이 가능해질 것 같다. 지금은 인공적으로 물을 끌어 올려서 돌리는 시스템인데 옛날의 물길을 다시 살려내는 작업을 10년 계획을 짜서 지금부터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하나의 변화에 불과하고 도시 계획적인 여러 가지 변화를 지금 준비 중이다.

또 집무실이 이전되면서 용산에 생기는 추가적인 건축적, 도시 계획적 제한은 없다.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용산에서의 건축적 제한은 경호처가 서울시에 요청하면 그때 비로소 검토하는 것인데, 요청이 오지 않으면 검토할 일이 없다.

원래 계획됐던 용산 공원 반환 일정도 조기에 가시화될 수 있다. 집무실이 이전하고 그곳이 정치·경제 중심지로 거듭나면서 반환 일정이 굉장히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반환되는 부지 정화 작업도 패스트트랙이 가능하다. 바람직한 변화가 용산에서 전개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문동성 구승은 강보현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