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한테 왜 그러세요?”라고 항변하고 싶을 때…

입력 2022-04-18 18:22 수정 2022-04-18 20:03
오정현 목사가 18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봄 글로벌 특별새벽부흥회를 마친 뒤 강단에 초대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사랑의교회 제공

“너는 오늘 부흥회에서 무슨 생각을 했니?”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가 18일 새벽 4시 30분에 시작된 봄 글로벌 특별새벽부흥회(이하 특새)를 마치고 강대상 주변에 둘러 앉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물었다. 교복을 입은 한 남자 중학생은 “앞으로 제가 어떤 사명을 가지고 살아야할지 생각했다”고 아홉 살 여자 어린이는 “찬송을 부르면서 은혜를 받았다”고도 했다.

오 목사는 한참 대화를 나눈 뒤 축복 기도를 했다. 전날부터 23일까지 진행되는 특새 ‘거룩한 재헌신, 회복을 넘어 부흥으로’ 현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특새는 목사가 부임한 2003년 처음 시작돼 올해 20회를 맞았다. 이날 셔틀버스를 타고 예배당에 도착한 성민지(23)씨는 일찍 오는 게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기쁜 마음으로 일어났다. 은혜가 크기 때문에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며 수줍게 웃었다.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가 18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봄 글로벌 특별새벽기도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국민일보

4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지만 수천석이 넘는 예배당은 거의 차 있었다. 부모님 손을 잡고 온 네 다섯살 어린이부터 교복을 입은 청소년, 직장인, 주부, 백발 어르신까지 각양각색이었다. 오 목사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코로나 팬데믹 2년 3개월여 만에 우리가 예배당을 이렇게 다시 채우게 됐다. 회복을 넘어 부흥으로 가기 위해 재헌신하자. 한국교회 부흥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고 했다.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신앙의 기본기를 세우라(막 14:3~9)’ 설교에서 “한 여인이 예수님의 발 위에 향유 옥합을 깨뜨린 일을 두고 ‘어떤 사람들’은 비난했지만 예수님은 칭찬했다”며 “매사에 예수님의 마음이 아닌 인간적 기준으로 상황을 보지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삶을 사건이 아니라 과정으로 보길 권했다. 김 목사는 “가끔 ‘하나님 나한테 왜 그러세요?’ 항변하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하나님 편에서 보면 그 모든 것이 과정이다. 천국을 향해 가면 현재도 천국이다. 교회 다툼도 돌아보면 결국 다 과정일 때가 많다”고 했다.

사랑의교회가 성도들이18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예배당에서 열린 봄 글로벌 특별새벽부흥회를 하고 있다. 사랑의교회 제공

70권 이상의 책을 쓴 기독교 변증가 조쉬 맥도웰 목사는 ‘신앙여정의 도전(롬 12:2)’ 설교에서 “우리는 외로움 우울 불안 음란물과 싸워야 한다”고 했다. 맥도웰 목사는 “미디어의 발달로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된 듯한 착각을 하지만 그 관계들은 모두 피상적”이라며 “특히 배우자, 자녀와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배우자에게 ‘나는 어떤 남편이냐’ ‘나는 어떤 아내냐’고 물어보라. 그 대답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거기에서 출발해 관계의 실마리를 풀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도들은 설교 중 “아멘’이라고 큰 소리로 화답했고 신나는 찬송을 부를 땐 일어서서 발을 구르기도 했다. 특새 후 성도들의 표정은 기쁨으로 상기돼 있었다. 권나경(58) 권사는 “2003년부터 매년 특새에 나오고 있는데 놀라운 것은 참여할 때마다 하나님이 최고의 은혜를 주신다는 것이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 이후 다시 헌신해야 할 우리 사명을 되새기게 돼 감사하다”고 했다.

오정현 목사가 18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봄 글로벌 특별새벽부흥회에서 찬송을 부르고 있다. 사랑의교회 제공

사랑의교회는 이날 현장에 7000여명, 인터넷 유튜브로 6000여명이 특새와 함께했다고 밝혔다. 사랑의교회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참석율이 저조하지 않을지 걱정하기도 했는데 예배당이 꽉 찼다. 성도들이 공동체 현장 집회를 열망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새에는 19일 칩 잉그램(리빙온디엣지 대표) 목사, 20일 필립 라이켄(휘튼 갈리지 총장) 목사, 21일 크리스챤 소니아(루마니아 호프교회) 목사, 22일 슬라빅 페이즈(우크라이나 침례신학교 총장) 목사, 23일 데이비드 로스(한국예수전도단 설립자) 등이 강사로 선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