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대표)가 아이돌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의 마약 혐의 수사 무마를 위해 제보자에게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이 사건을 언론에 제보했던 가수 연습생 출신 A씨는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양 전 대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검찰은 이날 A씨에게 “양현석 피고인이 증인에게 ‘나는 진술조서를 다 볼 수 있는 사람이다, 너는 연예계에 있을 텐데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 진술을 번복하면 사례비를 주고 변호사도 선임해주겠다’고 말한 것이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A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양 전 대표는 A씨가 마약 혐의로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비아이의 마약 혐의를 경찰에 진술하자 A씨를 회유·협박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를 받는다.
A씨는 지난 2016년 8월 YG 사무실에서 양 전 대표를 만나 두 시간가량 면담을 했고 이 과정에서 협박 및 회유하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A씨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여기서 이 사람(양 전 대표) 말을 안 들으면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나를 협박하니까 무서웠다.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A씨는 “말을 안 들으면 큰일 나겠구나 생각했다”고도 덧붙였다.
양 전 대표 측은 A씨를 만나 얘기한 것은 사실이지만 거짓 진술을 하도록 협박하거나 강요한 적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비아이는 A씨를 통해 마약을 구매하고 일부를 흡입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