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면적을 확대하고 분양·임대세대 간 구분이 없는 소셜믹스 등에 기반을 둔 임대주택 고급화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서울 노원구 중현초등학교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서울이 임대주택을 짓는다면 자부심이 느껴지는, 내놓고 자랑할 수 있는 고품질, 고품격의 주거공간으로 만들겠다”며 ‘서울형 임대주택 3대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서울 임대주택 3대 혁신방안’에 따르면, 우선 소형 위주의 임대주택 평형 기준을 1.5배 이상으로 대폭 넓힌 ‘서울형 주거면적 기준’을 도입해 선호도 높은 중형 평형 비율을 8%에서 30%까지 대폭 높인다. 민간 아파트처럼 시스템 에어컨 등 최신 추세를 반영한 인테리어가 적용되고 바닥재, 벽지, 조명 같은 내장재도 고품질 제품이 사용된다. 법정 커뮤니티 시설 외에 수영장 등 운동시설이나 커뮤니티센터, 스카이라운지 등도 설치된다.
시는 임대·분양주택 간 차별을 없애고 소셜믹스 실현을 위해 동·호수 공개추첨제도 전면 도입한다. 오 시장은 “담벼락을 둘러싸고 임대와 분양이 완전히 구분되는 가슴 아픈 현상을 지켜봐야 했다”며 “장기전세주택처럼 같은 층 안에 누가 누군지 모르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결혼, 질병 치료 등 특별한 사유에만 다른 층수, 다른 지역 등으로의 이동을 제한적으로 허용됐던 ‘주거이동’도 입주민 누구나 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아울러 서울시는 오는 2026년까지 준공 30년을 지나는 영구·공공임대 24개 단지 총 3만3083호에 대해 단계적으로 재정비를 추진한다. 아울러 준공 15~30년 된 노후주택 7만5000호를 대상으로는 분양·임대세대와의 협의를 거쳐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이번 혁신방안이 반영되는 첫 선도모델인 ‘하계 5단지’는 준공 33년이 넘은 국내 1호 영구임대주택으로, 현재 재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해 2030년까지 기존 640세대에서 1510세대의 고품격 임대주택으로 재탄생한다.
오 시장은 기자설명회를 마친 뒤 하계 5단지 내 빈집을 방문해 내부 상태를 점검했다. 낡은 벽지와 곳곳에 곰팡이가 가득 핀 모습 등에 오 시장은 “시스템 창호로 교체해서 방수·방습 문제를 다 해결해서 쉽게 곰팡이가 생기는 열악한 주거 환경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계 5단지를 정성 들여서 잘하면 임대아파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이 없어질 것”이라며 “모든 분이 집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개념이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는 향후 하계 5단지 남측 중현어린이공원 부지에 2027년까지 이주단지를 우선 조성해 현재 단지 거주민을 이주시킬 방침이다. 이어 하계 5단지 재건축 작업이 이뤄진다. 준공은 2030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시는 수요조사를 통해 평형 선택권 등에서는 최대한 거주민의 의사를 반영할 방침이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