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중고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 고객은 최장 한 달 동안 차량을 타보고 나서 계약할 수 있다. ‘잔존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운 중고 전기차라면 기아에서 직접 배터리 성능 등을 꼼꼼히 따져 매물로 내놓는다.
기아는 18일 인증중고차 사업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중고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가 차량을 믿고 살 수 있도록 최장 한 달간 차량을 ‘구독’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선구독 후구매’ 프로그램을 이용한 뒤에 최종 구매를 하면 한 달 구독료를 면제해준다. 구매하지 않으면 한 달 구독료만 내면 된다. 기존 중고차 시장에서 서류에 나온 차량 상태와 실제 차량 상태가 달라 발생했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다.
기아는 판매 후 5년, 주행거리 10만㎞ 이내의 기아 차량만 매입해 중고차 매물로 내놓는다. 국내 최대 수준인 200여개 항목의 품질 인증검사를 하고 내·외관 정비를 거친다. 이런 전반적 과정을 담당하고 전시·시승까지 가능한 전용시설 리컨디셔닝센터(가칭)도 구축할 계획이다.
전기차의 경우 품질검사·인증체계를 따로 개발해 객관적인 가치산정 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지난해 중고 전기차 거래량은 1만2960대로 1년 전(7949대)보다 63% 증가했다. 하지만 전기차는 잔존가치를 판단하기 쉽지 않아 시장에서 적정 가격에 거래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늘 있다. 기아는 전기차 가격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잔여수명, 안정성 등을 첨단 진단장비로 측정해 최저 성능기준을 만족하는 차량만 판매한다. 기아 관계자는 “이를 통해 전기차 거래가 활성화되면 신차판매 증가로 이어져 국내 전기차 시장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아는 중고차 사업을 기존 구독서비스와 연계할 계획이다. 기아의 구독서비스 ‘기아플렉스’에서 운영하는 차량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리컨디셔닝센터에 입고해 상품화 과정을 거친 뒤 다시 구독서비스에 투입하는 식이다. 신차 구독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인증중고차를 구독할 수 있다. 중고차는 신차처럼 출고 대기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빨리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기아는 기존 중고차산업 종사자와의 상생안도 내놨다. 기아는 올해 시장점유율 1.9%, 2023년 2.6%, 2024년 3.7%를 넘지 않겠다고 했다. 기아 관계자는 “전동화 역량을 활용해 중고차 시장의 전기차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중고차 매매업계도 함께 미래를 준비하도록 돕겠다”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