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김오수 사표, 좀 갖고 있으려 한다… 고뇌는 이해”

입력 2022-04-18 10:21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대하며 김오수 검찰총장이 사표를 전격 제출한 것에 대해 “고뇌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사표는 제가 좀 갖고 있으려 한다”고 18일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사표에 대해) 조율한 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총장이) 오늘 법사위에 출석하는 날이었는데, 어제 휴일 날 사표 제출을 공개한 고뇌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박 장관은 김 총장이 이미 오래 전부터 사의를 표명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공개한 것은 어제였고 청와대도 (사직 의사를) 알고 있으니까, 사표를 전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여러 일들이 남아있지 않느냐”고 했다. 김 총장이 요청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이 거절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대통령께서 거절한 바 없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전날 김 총장과 통화를 가졌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그 분(김 총장)이 취임 시부터 말씀하셨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제가 충분히 이해하고, 어제 대화에서도 그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지난 15일 발의한 검수완박 법안(검찰청·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명시한 헌법에 배치된다는 지적에 대해선 “헌법 12조의 신체의 자유 조항과 검찰총장 임명은 국무회의 심의 사항으로 돼 있다. 그렇게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검찰 내부의 고검장·평검사회의 개최 등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항상 (검찰은) 권한만 가지고 이렇게 시끄러운데, 책임을 가지고 시끄러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저는 예전부터 판사회의나 검사회의 같은 것을 중요하다고 본 사람이지만 이런 방식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책임이 먼저고 그리고 권한을 요구해야 하는데 앞뒤가 바뀌어 있다”며 “제가 지금 회의에 무슨 말을 할 수 있고, (하더라도) 그것이 먹히겠느냐”고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