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 18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게 불거진 ‘아빠 찬스’ 의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에 “다 기자들이 얘기하는 프레임”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장 실장은 이날 오전 자택 앞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자꾸 (정 후보자 이야기를 하며) 조국, 조국 그러는데 조국 문제하고 비슷한 게 있으면 얘기해 보라. 조작을 했나, 아니면 위조를 했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 후보자의 의혹 중 범법행위나 사실로 드러난 것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실장은 “적어도 입시 문제랑 병역 문제에 있어서 팩트가 밝혀진 게 있으면 이야기를 해 달라”고 했다.
정 후보자 논란에 대한 윤 당선인의 반응을 묻자 “당선인 반응을 왜 자꾸 물어보느냐. 당선인은 지켜볼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있지만 국민과 언론이 검증하는 과정”이라며 “우리 비서실에서도 모든 기사를 보고 당선인에게 보고해야 할 것 아닌가. 비서실을 포함해 많은 분으로부터 여론 동향을 체크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윤 당선인이 전날 정 후보자 의혹을 거론하며 언급한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한다’는 대목과 관련해선 “부정의 팩트라는 게 도덕적인 면도 있을 것이고, 다양한 뜻을 함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자 아들이 병역이나 입시 과정에서 ‘아빠 찬스’를 전혀 안 쓰고 객관적으로 그렇게 됐다. 거기에 부정이 있었다? 없었다는 것 아닌가”라며 “아빠가 언질을 줬다든지, 무슨 힘을 썼다든지 이런 게 전혀 없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딸의 구술고사 심사위원으로 들어가 만점을 준 교수들이 정 후보자를 인식했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가능성이 있다는 것 갖고 어떻게 하느냐”며 “그걸 다 감사하라고 하고, 감사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수사 의뢰하면 된다”고 했다. 이어 “자녀가 어디에 입학하든 어디에 취직을 하려고 노력하든 그것으로 역차별할 수 없다. 역지사지로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실장은 “지금 부정이 있을 가능성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다. 가능성이 있으므로 ‘우리 아들 경북대학 오지 마, 너는 공부 대학 근처도 오지 마’식 논리가 맞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병원장으로 재직하면서 해당 학교에 자녀를 편입시키는 것이 ‘묵시적 청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아빠 학교에 가고 싶었던 것”이라고 반박한 정 후보자의 해명과 같은 맥락이다.
장 실장은 후보자의 검증체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질문에 “검증은 검증대로 다 했다”며 “우리는 알고도 지명했느냐고 물어보는 것인가. 국민이 검증하는 과정에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정권이 완전히 교체된 상황에서 인증팀 검증팀이 100% 완벽하다고 생각 안 한다”며 “최선을 다해 검증했다. 검증 안 하고 발표하는 후보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 후보자 본인이 문제가 없다고 기자회견을 했고, 교육부 감사를 받고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했다. 병역 문제도 국회가 다시 지정하면 거기서 신체검사를 받겠다고 한다. 여기서 그럼 뭘 더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정 후보자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 아들의 병역 회피 의혹 등 ‘아빠 찬스’ 논란에 요목조목 반박했다. 경북대병원 부원장·원장으로 있을 때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학사 편입 선발 과정은 이중삼중의 투명한 견제장치 속에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했다.
아들이 척추 질환으로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느냐는 의혹과 관련해선 “서로 다른 세 명의 의사가 엄격한 절차에 따라 판정한 결과”라고 일축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