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일 대구시장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경쟁자인 김재원 전 최고위원을 겨냥해 “정치를 그렇게 야비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저격했다. 무소속 출마 전력이 있는 의원의 경우 페널티를 주는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공천 규정을 언급하면서 나온 말이었다.
홍 의원은 지난 16일 공개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의 오리지널 ‘SNL코리아 리부트’의 코너 ‘주기자가 간다’에 나와 “27년간 이 당에 있었는데, 아무런 잘못한 것도 없는데 벌점을 준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인턴기자’ 역할을 맡은 배우 주현영이 정치인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 형식이다.
앞서 국민의힘 최고위는 지방선거 공천 심사에서 현역 의원의 경우 10%, 5년 이내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경우 15%를 감점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 경우 2020년 총선 때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한 뒤 당선된 홍 의원은 총 25%의 감점을 받게 된다. 그런데 홍 의원과 함께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최고위원이 해당 방침을 정하는 표결에 참여해 논란이 불거졌다.
공천관리위원회는 이후 페널티 내용을 ‘현역 의원 5%, 무소속 출마 10%에 중복 감점 방지’로 규정을 고쳤다.
홍 의원은 방송에서 이 같은 페널티 규정에 대해 “그분(김 전 최고위원)이 주도했을 것”이라며 “심판이 룰을 만드는 데 관여하고, 다시 선수로 뛴다면 그 경기를 승복할 선수들이 어디 있겠느냐. 그런 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00m 달리기 하는데, 10m 앞에 접어주고 달리기하는 격이지 않느냐”며 “내가 무슨 우사인볼트도 아니고 그 경기가 공정하냐”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에게 영상 편지를 띄워 달라는 주현영의 말에는 “언급하기도 싫다”고 세 번이나 말했다.
그러고는 “정치를 하면서 남을 해코지해 놓고 자기가 잘되려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정치라는 건 국민들에게 자기의 장점을 보여주고 선택을 받는 것으로 해야지, 터무니없는 모함으로 정치하는 건 용서가 안 된다. 벌받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홍 의원은 “자신 있느냐”는 질문에는 “선거는 결과를 미리 예단하고 하는 건 아니다”라며 “대구시민의 판단”이라고 답했다.
대구로 이행시를 해 달라는 요청에는 “‘대’구는, ‘구’시대의 유물이 아니라 이제 새로운 시대의 등불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