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와 공범 조현수(30)가 검거된 당일인 16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집무실 국방부 이전 건이나 장관 후보자 문제 등 이런 시기에 2019년 6월 발생한 (계곡)사건이 왜 이제서야 전면에 나온 건지 궁금하다”라는 글을 올렸다.
계곡 살인사건이 국민적 관심을 끌면서 윤 당선인 관련 정치적 이슈가 묻히고 있다는 취지였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런 음모론을 늘어놓으려면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하라” “음모론 쓸 시간에 이은해 부모를 비판하라”는 등의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양이 의원은 또 “피의자가 검거돼 다행입니다만”이라면서도 “장관 후보자들도 정호영(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한동훈(법무부 장관 후보자) 둘만으로 좁히고 있다. 이슈에 끌려가지 말고 끌고 가야 한다”고 적었다.
양이 의원은 곧 앞서 쓴 글에서 정호영·한동훈 후보자 관련 부분은 삭제했다. 그러고는 “수사기관이 정치화되면 얼마나 무기력하고 선택적 정의를 구현하는지 보여준다”고 적었다.
그에 대한 구체적 내용으로는 “사건 발생 후 현재까지 알려진 일지를 보니 일산 서부서가 불구속 송치한 것을 인천지검이 작년에 수사한 결과”라며 “김학의 성접대 의혹 사건이나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사건도 이렇게 제대로 수사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썼다.
그는 “시간끌기 하더니 공소시효 넘기고 주가조작으로 구속돼 미국 같으면 종신형 받았을 이를 보석허가 해주고. 김건희씨는 수사조차 안 받았다”고 새로 적었다.
양이 의원의 글에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쇄도했다.
한 누리꾼은 “이딴 음모론 늘어놓으려면 피해자 가족분들에게 사과하라. 댁네 가족이 저런 비극을 당해도 정치병에 중독돼 그런 소리 하시면 인정한다”고 적었다.
다른 누리꾼은 “무슨 소리냐. 도주 중인 살인 용의자가 잡혔는데 그게 전면에 떠야지 당선인 인선 관련 소식이 먼저 떠야 하냐. 2019년 6월에 벌어졌어도 검거된 건 2022년 4월 16일 오늘이지 않냐”고 했다. “이게 무슨 논리냐”며 양이 의원 주장이 이해 가지 않는다는 댓글도 달렸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냐” “이게 할 소리냐” 등의 비판도 이어졌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관 완전 박탈) 상태였다면 못 밝혔을 사건이란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댓글로 “검수완박했으면 검찰이 재수사 못했을 거고 고인은 억울한 죽음으로 끝나고 이은해는 보험금 타서 잘 먹고 잘 살았을 텐데”라고 적었다. 다른 누리꾼은 “검수완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까 봐 필사적으로 헛소리를 하는 거냐”고 비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