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찬송으로 충분했다. 성도들은 부활의 예수님을 목격한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의 증언들을 단락별로 봉독하고 촛불에 불을 켰다. 회중은 한 성도의 낭독이 끝날 때마다 찬송가 159장에서 167장까지의 찬송을 각각 부르며 부활의 감격을 나눴다. 코로나로 움츠러들었던 예배의 회복을 알리는 부활절, 찬송 소리가 교회 담을 넘어 울려 퍼졌다.
서울 헌릉로 강남제일교회(문성모 목사)는 17일 성도들의 성경 봉독과 부활 찬송, 성가대의 창작 찬송가 찬양과 문성모 목사의 ‘부활의 증인들’ 설교가 어우러진 2022 부활주일 예배를 드렸다.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세 번의 징 소리와 함께 묵도로 예배가 시작됐다. 요한복음 11장 25~26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 말씀으로 예배를 열었다. 경배 찬송과 예배를 위한 기도, 오르간 후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활주일 특별 순서인 ‘부활의 증인들’ 성경 낭독이 시작됐다.
첫 주자는 김명순B 권사였다. 누가복음 24장 1~10절, 안식 후 첫날 새벽, 빈 무덤을 찾아간 여자들, 즉 막달라 마리아와 요안나와 야고보의 모친 마리아의 증언 내용을 봉독했다. 김 권사는 낭독을 마치고 첫 번째 촛불을 켰다. 성도들은 찬송가 160장 ‘무덤에 머물러’를 함께 불렀다. ‘원수를 다 이기고/ 무덤에서 살아나셨네/ 어두움을 이기시고 나와서/ 성도 함께 길이 다스리시네/ 사셨네/ 사셨네/ 예수 다시 사셨네’ 후렴으로 유명한 부활절 대표 찬송이다.
이범현 장로는 요한복음 20장 1~10절을 읽었다. 제자들조차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은 상황에서 제일 먼저 베드로가 빈 무덤으로 달려가 바닥에 놓인 세마포를 목격하는 장면이다. 이 장로가 두 번째 촛불을 켜자 성도들은 159장 ‘기뻐 찬송하세’를 불렀다.
양승연 권사가 뒤이어 요한복음 20장 11~18절을 낭독했다. 막달라 마리아에게 나타난 부활의 예수님 이야기다. 세 번째 촛불이 켜지고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이 작곡한 찬송가 165장의 아름다운 찬송 ‘주님께 영광/ 다시 사신 주/ 사망 권세 모두/ 이기시었네’를 함께 불렀다.
부활의 증언들 성경 봉독은 계속됐다. 요한복음 20장 19~29절을 통해 만져보고 나서 믿게 된 도마, 누가복음 24장 13~35절을 통해 엠마오의 두 제자, 제자들에게 숯불에 생선을 구워 조반을 챙겨주시는 예수님을 그린 요한복음 21장 1~14절, 시몬 베드로에게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 물은 예수님이 나오는 요한복음 21장 15~24절, 뒤이어 사도 바울의 고백이 담긴 고린도전서 15장 1~20절까지. 말씀 낭독과 회중의 찬송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은혜로운 부활주일 예배였다.
문성모 강남제일교회 목사는 “한국교회 부활주일 아이디어가 다양하지 못한데, 성경과 찬송가만 있으면 부활의 기쁨을 더욱 다채롭게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제일교회는 세상을 위한 기도 순서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두려움과 공포의 분위기를 부활의 기운으로 바꾸어 주시고, 질병의 전염을 막아주사 이 민족과 세계가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을 깨닫고 느끼며 감사하게 하옵소서”라고 한목소리로 기도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