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메달 목표”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 서울마라톤 국내 1위

입력 2022-04-17 15:53
오주한이 17일 서울시 광화문에서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들어오는 2022 서울마라톤 및 제92회 동아마라톤에서 국내 남자부 1위를 차지한 뒤 시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국가대표 자리를 사실상 확정했다.

오주한은 17일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도착하는 2022 서울마라톤(42.195km)에서 2시간11분16초의 기록으로 국내 1위를 차지했다. 국제부 기록을 더한 종합 순위는 11위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평가전을 겸한 이번 대회에서 오주한은 국내 1위에 오르며 사실상 항저우행 티켓을 확보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의 항저우 대회 선발기준에 따르면 종목별 1위 선수는 ‘우선 선발자’가 되며, 최종 선발은 국제경쟁력(전 아시안게임 결승 6위 내 기록)을 평가해 선발한다.

이날 기록은 오주한의 기존 기록보다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오주한은 케냐 국적으로 세운 개인 최고 기록은 2시간05분13초, 귀화 뒤 최고 기록은 2시간08분21초다.

2년 6개월 만에 완주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2018년 귀화한 오주한은 한국 마라톤 전설 이봉주의 남자 마라톤 한국기록(2시간07분20초) 경신을 깰 수 있을 거라 기대됐지만, 지난 2년여간 크고 작은 부상 속에 이렇다 할 실적이 없었다.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선 15㎞ 지점에서 부상으로 중도 포기했다. 그의 귀화를 도운 고(故) 오창석 전 마라톤 국가대표 코치가 지난해 5월 세상을 떠나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2019년 10월 경주마라톤 이후 지난 2년 6개월 만에 완주하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오주한은 “현재 컨디션은 무척 좋다”며 “몸 상태는 예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여파로 훈련에 애를 먹었고 도쿄올림픽에서는 다리 부상으로 완주하지 못했다”며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회복했으니 기록도 좋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주한의 올해 목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과 2023년 2시간04분대 진입이다. 메달 획득을 위해서는 일본의 경쟁자들을 꺾어야 한다. 최근 일본 남자 마라톤은 스즈키 겐고(2시간04분56초) 히지가타 히데카즈(2시간06분26초) 호소야 교세이(2시간06분35초) 등이 아시아 최강 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오주한은 “일본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낸다는 건 알고 있다”면서도 “내 몸 상태가 좋으니 그들과도 대등한 경쟁을 할 것이다. 더 준비되는 2023년에는 2시간04분대에도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