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자녀 의대 편입’ 논란에 휩싸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교체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형식은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 방식을 취하겠지만, 사실상 경질 의미라는 것이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17일 “윤석열정부에서 ‘내로남불’은 없다”면서 “정 후보자가 개인적으로는 억울할 수는 있어도, 국민정서에는 맞지 않다는 의견이 대세”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의 딸·아들이 각각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병원장이었을 때 경북대 의대에 연이어 편입한 것을 둘러싸고 ‘조국 사태’의 판박이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정 후보자가 하도 억울해하니 해명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해명 기자회견을 이렇게 일찍 잡은 것은 정 후보자 문제를 조기에 수습해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에게 한풀이 기회를 준 뒤, 적절한 자진 사퇴 시점을 모색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윤 당선인 측은 정 후보자의 ‘자녀 의대 편입’ 문제를 방치했다가는 6·1 지방선거에 엄청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조기 경질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과 윤 당선인의 최측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지명 등 정국 대충돌 위기가 높은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불리한 이슈를 제거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윤 당선인은 정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나”고 말했다고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윤 당선인은 정 후보자 편을 들어주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이다.
정 후보자의 딸과 아들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경북대 의대에 편입했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병원장이었을 때여서 자녀들이 ‘아빠 찬스’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가 연상되는 지점이다. 이에 따라 ‘내로남불’ 아니냐는 비판이 오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에서도 비슷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한 의원은 “본인이 억울할 수는 있지만 여러모로 봤을 때 국민들이 납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문재인정부 인사들에 대해 해 왔던 검증의 척도를 동일하게 적용한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후보자 경질에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윤 당선인 측 내부에 있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정 후보자가 자진사퇴할 경우, 민주당은 다른 후보자들에 대해 더 큰 공세를 가할 것”이라며 “우리가 정 후보자를 지킬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토로했다.
정현수 강보현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