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딸, 편입 때 ‘아빠 지인들’ 구술평가 만점줬다

입력 2022-04-17 05:34 수정 2022-04-17 09:53
JTBC 뉴스 캡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딸 정모씨가 경북대 의대에 편입할 때 정 후보자와 가까운 지인들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해 구술평가 만점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들에 이어 딸도 경북대 의대 편입에 ‘아빠 찬스를’ 활용했다는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정 후보자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경북대병원장을 지냈다.

16일 동아일보와 JTBC 등에 따르면 정씨는 2017년도 경북대 의대 편입학 구술고사에서 박태인 교수 등 3명의 평가위원들로부터 만점(20점)을 받았다. 당시 정씨가 들어간 3고사실에서 만점을 세 평가위원으로부터 받은 건 14명 중 정씨 한 명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구술평가는 총 9명의 교수가 수험생과 면접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는데 만점을 준 세 명의 평가위원 외에 5명은 정씨에게 17점, 나머지 1명은 19점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술평가는 편입 시험의 최종 전형이었다.

문제는 만점을 준 3명 가운데 박 교수는 정 후보자와 경북대 의대 동문으로, 2018학년도 정 후보자 아들의 경북대 편입 시험에선 서류 전형 30점 만점에 28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만점을 준 다른 교수 2명은 정 후보자와 여러 논문을 함께 집필한 공저자였는데, 이들 역시 정 후보자 아들의 편입 서류전형 당시 각각 29점과 28점의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정 후보 측은 딸의 편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구술면접 점수가 딸의 당락에 이득이 되지 않았다”고 JTBC에 해명했다.

한편 정 후보자의 아들이 2018학년도 경북대 의대에 학사 편입할 당시 전년도에 불합격했던 서류를 똑같이 제출하고도 합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실이 경북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씨는 2017년 10월 12일 경북대 전자공학부 성적증명서와 공인영어성적(TEPS), 논문 참여·장학금 수령 내역 등을 2018년도 편입 서류로 제출했다.

그런데 서류에 기재된 경력이 모두 2017학년도 편입 서류 제출 시한인 2016년 10월 이전에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가 한 차례 불합격했던 2017학년도 편입 때도 같은 서류들이 제출됐을 것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아들의 경력 중 경북대 U-헬스케어 융합네트워크 연구센터 학생 연구원 경력이 부풀려졌다는 의혹과 관련한 새로운 정황도 나왔다. 강 의원실이 한국지능사회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사업자료 등을 종합하면 아들 정씨는 2015년 10월 U-헬스케어 융합네트워크 연구센터 학생 연구원으로 합류했는데 진흥원의 인건비 지급 내역상 정씨는 해당 프로젝트의 마지막 3개월 동안만 참여해 그 대가로 월 30만원씩 총 90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정씨의 편입 지원 자기소개서에는 “교수님의 적극 추천으로 프로젝트 초반부터 그 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됐다”고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