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에서 6·1 지방선거 공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공천 배제(컷오프)에 반발한 김진태 전 의원은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박맹우 전 울산시장은 무소속 출마 채비에 나섰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윤심’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김 전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 앞 단식 농성장에 앉아 있으니 기운은 없지만 반가운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저 멀리 울산에서 저와 비슷한 신세인 박맹우 후보님이 찾아오셨고, 김웅 의원님도 찾아와 위로해 주셨다”고 밝혔다.
6·1 지방선거 강원지사 선거에 나선 김 전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 결정에 대해 “압도적인 여론조사 1위 후보를 몇 년 전 발언을 문제 삼아 컷오프 한다는 것은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밀실야합 공천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15일부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공관위는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TV토론 대응 전략 등을 조언한 황상무 전 KBS 앵커를 단수 공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19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망언 논란으로 당에서 경고 처분을 받은 것 등 때문에 컷오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15일 밤 김 전 의원 단식 농성장을 찾았다. 김 전 의원 측은 “이 대표가 ‘최고위에 강원지사 단수 공천안이 상정되면 공관위에 재심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오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원지사 공천안 관련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김 전 의원은 이 대표에게 “원칙 없고 불공정한 공관위의 컷오프를 꼭 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전 의원 과거 발언에 대한 지역 정서가 많이 누그러진 상황에서 경선조차 없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당내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황 전 앵커 단수 공천 결정에 ‘윤심’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 신인인 황 전 앵커 단수 공천에 대선 기간 윤 당선인의 TV토론 준비를 도운 인연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다만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기준은 단 한 가지뿐이었다. 본선 경쟁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을 만난 박 전 시장도 울산시장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전 시장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을 떠나 무소속으로 울산시장에 출마하겠다”며 “잘못된 경선 결정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무소속으로 울산시장 출마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두겸 전 남구청장, 서범수·이채익 의원,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으로 울산시장 후보 경선 대상자를 압축했다. 박 전 시장은 컷오프 됐다.
국민의힘은 17일 후보 적격성을 검증하는 기초자격평가(PPAT·People Power Aptitude Test) 시험을 전국 동시 실시한다. PPAT는 광역·기초의원 공천신청자에 대한 자격검증을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이 대표가 직접 시험 감독에 나설 계획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