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불에 다 못 건너서…” 횡단보도서 80대 할머니 사망

입력 2022-04-16 14:56
제주동부소방서 제공

제주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80대 할머니가 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6일 제주동부경찰서와 제주동부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37분쯤 A씨(83)가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인근 도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승용차에 치였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제주시내 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사고 당시 A씨는 파란불에 횡단보도에 진입했으나 미처 다 건너기 전에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었다. 결국 A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주행하던 승용차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차량 운전자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5년~2019년 보행 교통사고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만 65세 이상의 고령자다.

일반적인 횡단보도 파란불 점등 시간은 1초에 1m를 이동한다고 가정하고 설계된다. 하지만 경찰청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노인들의 보행 속도는 1초당 0.85m로 측정되며, 지팡이 등의 보행 보조 장치를 동반하는 경우 초당 0.7m로 더욱 낮은 수준이다. 이는 횡단보도 기준 보행 시간보다 30% 느린 수치로 노인들이 횡단보도를 빠르게 건너다가 사고를 당할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