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5일 ‘최대 명절’로 꼽히는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 110주년을 맞아 평양 한복판에서 수만명의 군중이 동원된 한밤 축제를 벌였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7시 10분부터 20여분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태양절 경축 청년 학생 야회’를 실황중계했다.
중앙TV는 무도회를 실황중계 하면서 “해마다 맞이하는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명절 태양절, 여기 경축 광장에서는 인민의 환희가 한껏 넘쳐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천만년 세월이 흘러간 데도 내 조국의 4월은 언제나 경축의 이 밤처럼 아름답고 이 밤처럼 환희로울 것”이라며 한껏 들뜬 분위기를 전했다.
색색깔 한복과 말쑥한 정장을 빼입은 학생들은 노란 부채로 노동당 로고를 형상화하면서 음악에 맞춰 춤을 이어갔다.
춤추는 학생들과 관람하는 평양 시민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광장 전면에는 ‘백두의 혁명정신’ ‘새로운 승리를 향하여’ ‘태양절 경축’ 등의 글귀가 걸렸다.
또 김일성 주석의 생가인 만경대 고향집을 형상화한 조형물, 북한 국기인 인공기가 걸린 탱크 조형물 등을 밝은 전구로 장식해 눈길을 끌었다.
중앙TV는 무도회 중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불꽃놀이와 거대한 분수쇼를 중계하기도 했다.
신난 얼굴로 이를 구경하는 평양 시민들의 모습도 번갈아 화면에 잡혔다.
한 시민은 취재진에 “우리 다 같이 오늘 구경하자고 왔다. 정말 TV에서 볼 때하고 또 다르다”며 “우리 손녀도 이 밤풍경에 심취돼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진도 찍자하고 좋아서 어쩔줄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고위 간부들이 무도회를 직접 관람하는 모습은 등장하지 않았다.
북한이 이번 태양절을 맞아 무력 시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주민 대상 행사를 진행하면서 내부 결속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녹화중계를 선호하는 북한이 이번 행사를 실황중계한 것은 축제 분위기를 한층 띄우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