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문제로 이웃에게 협박성 쪽지를 받고 고소장을 냈던 누리꾼이 수사관 기피 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피 신청 이유로 사건 처리 과정상 담당 수사관의 부적절한 응대 태도가 거론되면서 관할서인 충북 청주상당경찰서 홈페이지 게시판에 비판글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소인 A씨는 지난 14일 청주상당서 청문감사인권관실을 찾아 수사관 기피 신청을 했다. A씨는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 수사관이 개인 전화번호를 알고 전화를 건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살인 전과 주차 협박 고소입니다. 지금까지 진행 상황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그간의 진행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지난 12일 오전 11시37분 상당서 소속 수사관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며 “고소가 진행되기도 전에 글 작성자를 임의로 찾아 먼저 전화를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황상 고소가 진행되기 전에 수사관이 현장에 나가 가해자와 접촉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조사 과정에서도 어린아이 혼내듯 언성을 높였다”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수사관이 “얘(피고소인)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 그런다” “둘이 아무것도 아닌 거로 대충 잘 넘어가면 좋을 걸, 뭘 이렇게 진흙탕 싸움을 만드냐” “이제 인터넷에 글 쓰지 마” 등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해당 수사관은 “걔 착한 애다. 걔 검도 잘해”라고 피고소인 옹호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청문감사실에 수사관 기피와 담당 수사관과 피고소인 사전 접촉 의혹 감사 등을 신청했다”며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모든 의혹은 의혹일 뿐이다. 글로 인해 문제가 생긴다면 모든 책임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적었다.
이에 상당경찰서 홈페이지 ‘칭찬합니다’ 게시판에는 지난 14일부터 이틀에 걸쳐 주차금지 협박 쪽지 사건 담당 수사관과 경찰을 비판하는 게시글이 이어졌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올라온 글은 13건이다.
작성자들은 “경찰의 자격도 없는 경찰들” “여기 경찰은 누구 편인가요?” 등의 제목으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한 작성자는 “피해자가 겁먹기를 바라는 듯 피해자에게 반말로 위화감을 조성하고, 협박하는 경찰은 자격이 없다”며 해당 형사의 강력한 징계를 요청했다.
앞서 A씨는 지난 9~10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의 마을 공터에 주차했다가 두 차례 쪽지를 받았다. “차량을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는 부탁의 첫 번째 쪽지와 달리 문제가 된 두 번째 쪽지에는 “사람 죽이고 교도소 다녀왔다. 더 잃을 게 없는 사람이다. 다시 한번 집 앞에 주차하지 않기를 정중하게 부탁드린다. 안 그러면 다 죽는다”는 내용의 협박 글이 적혀 있었다. 이에 A씨는 지난 12일 청주상당경찰서에 쪽지 작성자를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