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자녀들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하는 과정에 ‘아빠 찬스’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특혜는 없었다”며 “아빠가 졸업한 학교에 가고 싶었겠죠”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자녀 의대 편입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병원장으로 재직하면서 해당 학교에 자녀를 편입시키는 것이 ‘묵시적 청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아버지가 대학교수라고 그 대학에 자녀를 못 보내면, 서울대 교수는 서울대에 자녀를 못 보내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단순히 아버지가 재직 중인 학교로 진학한 것일 뿐 편입 과정에서 청탁이나 특혜는 없었다는 취지다. 정 후보자는 1985년 경북대 의대를 졸업했고, 1998년부터 같은 대학 병원에서 외과 전문의로 활동했다.
정 후보자는 또 아들이 합격한 편입 특별전형은 물론 아들이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된 논문 2편에 공동 저자로 참여한 것 역시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는 “아들이 참여한 논문의 지도 교수는 벌써 퇴임하셨다. 연세도 꽤 많으신 분으로 알고 있고, 우리 학교는 의대와 공대가 거리상으로 많이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의 아들이 지원한 ‘특별전형’이 그가 편입한 해에 신설된 것과 관련해선 “곧 해명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정 후보자의 아들이 경북대 의대 편입 당시 제출한 서류에서 “학부 때부터 의학연구에 뜻이 있었다”고 밝혔으나 정작 학부에서 이수한 관련 과목은 고작 2개 정도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답을 내놨다. 정 후보자는 “공과대학에서 화학 같은 과목 말고는 관련 과목을 수강할 만한 게 없었다”며 “해부학, 약리학이 공대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공과대학이라는 학부 특성상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정 후보자는 자진 사퇴 여부를 묻자 “왜 자꾸 사퇴하라고 그러느냐. 인사청문회에서 밝히겠다”며 다소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 후보자의 ‘자녀 의대 편입 의혹’은 그의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학사 편입하기 전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이를 편입학 전형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불거졌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이 경북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2월 2017년도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학 전형에 합격한 정 후보자의 딸은 자기 기술서에서 그해 1월 11∼15일, 7월 25∼29일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고 적었다.
또 2018년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정 후보자 아들도 2015년 1월 19∼23일, 2016년 1월 11∼15일, 7월 25∼29일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고 썼다.
이 점수는 당시 서류전형 평가에 포함됐다. 정 후보자는 두 자녀가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2015∼2016년 부원장 직급인 진료처장을 맡고 있었다. 이후 그는 2017년 8월 병원장에 취임했다.
정 후보자 측은 자녀들의 봉사활동과 관련, “경북대병원의 경우 사회사업실을 통해 연중 신청하는 시스템이며 신청자 모두에게 봉사 기회가 부여된다”고 반박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