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회하다 지하 비밀통로로 입장… 강남 유흥주점 실태

입력 2022-04-15 14:01
검거 당시 모습. 수서경찰서 제공

경찰 단속을 피하려 건물 지하에 비밀통로를 만들고 불법 영업을 강행한 강남의 대형 유흥주점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5일 오전 1시쯤부터 2시50분쯤까지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150평대 고급 유흥주점에서 술판을 벌인 업주 A씨와 종업원, 손님 등 76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업주를 포함해 이들 중 33명은 성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한 건강진단을 받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잠복한 끝에 이날 범행 현장을 급습했다. 당시 유흥주점이 있는 건물 주차장에는 고급 승용차 20여대가 주차돼 있었지만 여성 종업원과 손님들이 오전 1시가 다 되도록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불법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손님과 여성 종업원들은 건물 방문객처럼 근처를 배회하다 직원들이 신호를 보내면 지하주차장에 숨겨진 출입문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손님과 종업원들이 지하 통로를 통해 유흥주점으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 수서경찰서 제공

경찰은 급습 전 도주로 3개소를 차단했다. 단속이 시작되자 이들은 옥상으로 도주를 시도했다. 경찰은 소방의 지원을 받아 출입문을 강제개방 해 비상계단, 완강기 등에 숨어 있던 손님과 종업원 76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방역수칙이 강화돼 유흥주점 영업에 어려움이 생기자 ‘성매개감염병’ 건강진단도 받지 않은 여성들을 고용해 접객행위를 한 사실을 밝혀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