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차’ 박해수 “K콘텐츠 다음 주자에게 ‘다리’ 역할”

입력 2022-04-15 12:57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나올 더 많은 좋은 작품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데 작은 ‘다리’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지난 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야차’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박해수(41)가 14일 오전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야차’는 중국 선양을 배경으로 일명 ‘야차’가 이끄는 국정원 비밀공작 전담 블랙팀과 특별감찰 검사, 각국 정보부 요원들의 접전을 그린 첩보 액션 영화다. 박해수는 블랙팀의 작전에 의심을 품고 끈질기게 따라붙는 특별감찰 검사 한지훈 역을 맡았다.

배우 박해수. 넷플릭스 제공

이번 작품에 대해 박해수는 “동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한국형 첩보물”이라며 “글로벌한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재밌는 팝콘무비로서의 매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야차는 14일 기준 넷플릭스 영화 스트리밍 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해수는 “전세계 시청자들이 ’오징어 게임’이나 영화 ‘기생충’, ‘미나리’ 등을 통해 K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왔고 앞서 많은 아티스트들이 있었기에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며 “많은 시청자들이 ‘야차’를 봐주셔서 기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배우 설경구와 처음으로 함께 작업했다는 점이 이번 작품이 가지는 큰 의미라고 박해수는 밝혔다. 그는 “설경구 선배님은 배우 이상의 존재다. 만날 수 있게 돼 영광이고 인연인 것 같다”며 “배우들이 작품 안팎에서 배우, 또는 인간으로 겪는 일들에 대해 많이 들어주고 깊이 고민해 주는 분”이라고 말했다.

또 “저라는 사람 자체를 받아들여주셔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고, 어떤 애드리브도 나올 수 있었다”며 “상반되는 캐릭터이고 대립해야하는 캐릭터인데도 선배님께 많이 기대어 간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배우 박해수. 넷플릭스 제공

박해수는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조상우 역을 맡으면서 해외 관객들과 만났다. 박해수는 “미국에서 여러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낯설기도 하고 ‘내가 이 자리에 있어도 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이정재와 정호연이 수상자로 호명됐을 때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고 행복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K콘텐츠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알려졌지만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선 이미 많은 아티스트와 감독, 작가들이 훌륭한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좋은 작품들이 우리나라에서 나올텐데, 내가 작은 ‘브릿지(다리)’ 역할을 해야하지 않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소재, 우리가 상상하는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멀리도 충분히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 됐다는 것에 자부심 느낀다”고 말했다.

박해수는 ‘오징어 게임’ ‘야차’에 이어 ‘종이의집:공동경제구역’까지 넷플릭스 작품을 연달아 하면서 ‘넷플릭스 공무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박해수는 “제가 지은 별명은 절대 아니고, 많은 작품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소개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별명이다. 예전에 연극한다고 많이 혼났는데 공무원이란 별명이 붙으니 부모님께선 좋아하시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배우 박해수. 넷플릭스 제공

박해수에게 2021년은 어떤 해였을까. 그는 “축복받은 해였다. 아이가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고 있고,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신나는 일도 많았다. 미국도 처음 가봤다”며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 만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음번엔 새로운 세계관에 대한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박해수는 “특정 장르와 역할에 대한 선호는 없지만, 새로운 세계관에 스며들어서 생각하지 못했던 세계에서 놀아보는 게 재밌을 것 같다”며 “한편으로는 자극적이지 않고 무던한 이야기, 주변 일상에 대한 아주 평범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