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주 52시간제 안착 중요…단일 최저임금 환경 바뀌어”

입력 2022-04-15 11:48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강남구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 120시간 근로’ 발언에 대해 “젊은 분들의 의견을 전한 것”이라며 아직은 ‘주 52시간제’ 안착이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또 최저임금과 관련해 차등 적용에 대해 열려있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후보자는 15일 오전 노동부 서울강남지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때 한 인터뷰에서 스타트업 청년들이 주 52시간제에 예외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면서 “일주일에 120시간 바짝 일하고 이후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해 비판받았다.

이 후보자는 당시 윤 당선인 발언에 관련해 “정보통신(IT)업계 젊은 분들 의견을 전한 것이라고 기사를 봤다”며 “노동자 건강·휴식권과 균형을 지키며 기업경영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보자는 취지의 말씀으로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법을 개정하긴 쉽지 않아 보이고 우선 중요한 것은 (주 52시간제) 안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후보자는 “(주 52시간제) 시행 때문에 생기는 경직·획일성으로 인한 일자리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말해 향후 법 개정의 가능성을 열어 뒀다.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을 맡기도 했었던 이 후보자는 경영계가 요구하는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관해선 “개인 의견을 말씀드리는 게 의미가 있겠느냐”라면서도 “그간 수차례 노사 간 이견과 논란에도 단일 최저임금이 한국사회에 맞는단 결정이 내려져 왔는데 제도를 둘러싼 경제환경과 현실이 바뀌면 그런 부분이 바뀔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임위에서 객관적 자료를 두고 대화로 풀어가는 것이 옳다”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전날 ‘중대재해처벌법 불확실성’ 언급에 대해 부연해달라는 요구에는 “노사 모두가 법이 미비하다고 한다”라고만 말하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또 새 정부가 추진하려는 노동정책이 현 제도를 개악하는 방향이라는 노동계의 비판에 대해선 “큰 방향은 공정·유연·안정성인데 구체적인 내용은 노사 대화와 충분한 실태조사로 마련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관계에 대해선 “기회가 된다면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것이며 그러면 세상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오늘 현장에서 일하다가 돌아가신 분이 계시다는 기사와 전기차 업종전환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노사 간 전운이 감돈다는 기사를 읽었다”라면서 “일자리, 노사관계, 산업안전보건 등 어느 것 하나 편안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매우 무겁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처장을 지낸 노동계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첫 노동부 장관에 지명된 것은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 한국노총은 “이 후보자는 한국노총에서 잔뼈가 굵었고, 각종 노동 현안에 대해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물”라며 “합리적인 조정자로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