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이 시행되면 힘이 센 범죄자들은 사실상 제도적으로 죄를 짓고도 처벌받지 않게 된다”며 “즉각적으로 대단한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극까지 벌여야 하는지 많은 국민이 궁금해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론 채택으로 강행 추진하는 검수완박 입법에 비판의 날을 세운 것이다.
한 후보자는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법(검수완박)이 통과돼 국민이 입게 될 직접적인 피해가 너무 즉각적이고 심대하다”며 “그 내용을 국민께 잘 설명하는 것이 가장 유효하고 진정성 있는 (입법 저지) 방안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윤석열 라인’이 검찰 주요 보직에 포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아직 장관에 취임 전이라 인사 방향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실력과 그동안 공정에 대해서 보여준 의지를 기준으로 형평성 있는 인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이 직권 발동할 수 있는 상설 특검에 대해선 “어떤 특정 사건이나 방향을 전제로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괜한 오해만 불러일으킬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다만 업무 처리는 공정하고 누구에게나 똑같을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김앤장 소속 외국 변호사로 근무하는 아내와의 이해 충돌 문제와 관련해선 “저에 대해 인사청문회 기간까지 여러 궁금한 점들이 많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 과정에서 성실하고 솔직하게 잘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해충돌 문제에 대해선) 아직 내용을 잘 못 봤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단과 상견례를 한 뒤 본격적으로 청문회 준비에 들어갔다. 청문회 준비단장은 통상적인 관례에 따라 주영환(사법연수원 27기)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맡았다. 준비단 총괄팀장에는 신자용 서울고검 송무부장(28기)이, 공보팀장은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29기)이 선임됐다. 신상팀장은 김창진 창원지검 진주지청장(31기)이 맡는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