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아름다운 기부 행렬 이어져…전북대, 제주대, 조선대

입력 2022-04-15 10:03

‘대학에 줄 잇는 아름다운 기부...’

호남·제주권 대학에 거액의 기부가 잇따라 눈길을 끌고 있다. 학문 탐구의 요람인 대학의 미래를 위해 전북대, 제주대 등에 발전기금을 쾌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북대는 김정옥(75) 전 명예교수가 최근 재산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60억원의 대학 발전기금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올해 20억을 내고 내년부터 2026년까지는 매년 10억씩을 기부한다는 것.

지난 2020년 20억원을 포함하면 김씨의 기부금은 총 80억원으로 개인이 전북대에 기부한 역대 최대 금액이다. 김 전 명예교수는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돌아가신 어머님의 평소 가르침을 이어가기 위해 기부에 앞장서왔다.

1979부터 1983년까지 전북대 사범대학 독어교육과에 근무한 그는 건국대 독어독문과로 옮겨 후학들을 가르치다가 명예퇴직했다. 김 전 명예교수는 전북대 삼성문회화관이 낡고 음향시설 등이 노후됐지만 예산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기부에 나서게 됐다.

김관우 전북대 발전지원재단 이사장이 “지역 문화공연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의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고 호소하자 이에 화합해 통근 기부를 결심했다.

이에 따라 전북대 발전지원재단은 김 전 명예교수의 발전기금을 삼성문화회관 시설 개선 등에 사용하고 대공연장을 그의 호를 따 ‘김정옥 교수 영산홀’로 명명하기로 했다.

김 전 명예교수는 “삼성문화회관이 시설 개선을 통해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들이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을 마음껏 펼치는 공간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권오록(87) 전 서울 은평구청장은 1억원의 발전기금을 아들이 교수로 재직 중인 제주대에 기부했다. 권 전 구청장의 아들 권웅 교수는 2020년부터 제주도 체육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권 전 구청장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특별성금으로 쾌척하는 등 그동안 22억원을 사회 각계각층을 위해 내놓은 바 있다.



전문직여성한국연맹 광주클럽 한윤주 회장도 지난 11일 모교인 조선대에 중앙도서관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3000만원 대학에 맡겼다. 대학 측은 한 회장이 기부한 기금을 중앙도서관 정보데이터 시스템 구축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중앙도서관에 스마트 융·복합 시스템과 함께 첨단 스터디 카페형 공간, 문화 콘텐츠 제공을 위한 미디어센터, 메타버스· VR 등 스마트 교육환경을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전문직여성한국연맹은 BPW세계연맹의 한국지역 클럽이다. 전국 20개 클럽, 2000여 명의 전문직 여성들이 주축으로 여성의 권익보호와 지위향상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선대 민영돈 총장은 “학문 탐구와 더불어 나눔과 배려가 넘치는 대학가의 풍경이 매우 반갑다”며 “액수를 떠나 앞으로도 아름다운 기부행렬이 이어져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