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잘나갔던 ‘게임·인터넷주’, 올해는 개미 가슴에 대못 [포켓머니]

입력 2022-04-16 06:01

지난해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게임·인터넷주가 올해는 정반대 흐름을 보이며 개미들의 곡소리를 부르고 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 압력과 공격적 긴축 우려에 맥을 못 추는 형국이다. 이들의 목표주가도 대폭 하향 조정됐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3일부터 지난 13일까지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는 21% 하락하며 업종지수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지난해 27.8% 올라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부문이지만 해가 바뀌며 정반대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 지수는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주를 비롯해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넷마블 펄어비스 등 게임주, SM YG엔터테인먼트 등 엔터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게임주가 크게 추락하며 이 부문 하락세를 이끌었다. 올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테마지수는 ‘KRX 게임 K-뉴딜지수’였다. 상장지수펀드(ETF) 533개 중 게임 관련 ETF 5개는 모두 등락률 하위 15위 안에 포진했다.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넷마블 위메이드 등 대형 게임주로 구성된 ‘KODEX 게임산업 ETF’는 31.5% 하락했으며,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HANARO Fn K-게임 ETF’와 ‘TIGER K 게임 ETF’의 수익률 역시 각각 30%, 28.9% 떨어졌다.

인터넷주도 만만치 않은 낙폭을 보였다. 네이버 카카오 아프리카TV 등으로 구성된 ‘KRX 인터넷 K-뉴딜지수’는 테마지수 하락률 2위를 기록했으며 이를 추종하는 ‘TIGER KRX인터넷 K-뉴딜’ ETF는 24.4% 하락했다.

이들 업종이 추락한 주요 원인으로는 성장주가 불리해진 증시 환경이 꼽힌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5%를 기록해 41년 만에 최고 수치를 기록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하고 있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미래 유망 성장주보다는 당장 실적을 내는 가치주 위주의 투자가 이뤄진다.

가장 많은 낙폭을 보인 게임주의 경우 게임 회사들이 시장에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하락 원인으로 지목된다. 게임 업체 주가와 실적은 신규 게임의 재미와 흥행이 좌우하는데, 대표적인 게임 업체들은 이렇다 할 차기작을 내지 못하고 있고 실적도 기대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주의 부진에는 빅테크 규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미디어·엔터 업종의 순항을 전망했던 증권사들은 올들어 이 분야 상장사들의 목표주가를 대폭 낮추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들이 제시한 상장사들의 목표주가 변동을 집계한 결과 크래프톤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지난해 말 64만8182원에서 12일 기준 39만714원으로 39.7% 낮아져 가장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엔씨소프트 역시 102만9333원에서 넉 달 새 67만3529원으로 34.6% 낮아졌다. 국내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의 목표주가는 54만7000원에서 48만원으로 12.3% 하락했고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도 각각 16.5%, 22.4% 내려갔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