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파오차이’ 논란에…“외부업체에 위탁”

입력 2022-04-15 00:02
식약처 유튜브 화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공식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해 논란이 거센 가운데, 식약처가 해당 영상 제작을 외부업체에 위탁한 뒤 최종 검수 과정에서 실수를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동영상의 콘텐츠 개발을 경쟁입찰로 선정된 업체에 위탁 주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입찰 결과 국내 한 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콘텐츠 개발을 맡았고, 최종 검수 과정에서 오류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영상이 만들어지고 내부, 외부 관계자 및 전문가들과 시사회도 했는데 성인지 등 다른 부분도 함께 보다 보니 논란이 일었던 부분을 놓쳤던 것 같다”면서 “다문화 가정 등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을 챙기려는 의도로 다른 나라 자막도 넣다 보니 생긴 실수”라고 해명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2월 10일 공식 유튜브에 ‘임신부 건강을 위한 나트륨 다이어트-덜 짜게 먹기 1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는데, 영상 속 중국어 자막에 파오차이 표현이 두 차례 등장한다. 파오차이는 양배추나 고추 등을 염장한 중국 쓰촨(四川) 지역의 절임 식품으로, 중국은 김치의 기원이 파오차이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영상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이날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정부 기관인 식약처의 유튜브 영상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내용을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서 교수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우리나라 고유의 발효 음식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했는데, 같은 정부 기관에서 이런 실수를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식약처는 김치에 관련한 다양한 일을 진행하는 기관이기에 이번 일로 인해 국민은 더 큰 실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의 동북공정 움직임을 예로 들며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응으로 중국의 왜곡을 바로 잡아줘야 한다”면서 “중국 측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면 국내에서 잘못 사용하는 표기 역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기관, 기업, 민간이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