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 은행 공채 출신 20~30대 직원들이 직장을 떠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산은 이전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산은 직원들의 탈출 행렬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국민일보가 금융권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산은 퇴사자는 49명이다. 이 중 임원·전문직 직원·정년 도래자 등 ‘계획된’ 퇴사자는 39명이다. 나머지 10명은 마땅히 퇴사할 이유가 없다. 정확한 나이는 개인정보라 확인할 수 없지만 입사 연도 등으로 미뤄 볼 때 20대 7명, 30대 1명, 40대 2명으로 추정된다.
산은 내부 사정에 밝은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은 여전히 평생직장으로 여겨져 중도 퇴사자가 많지 않다”면서 “본점 부산 이전 얘기가 없던 과거보다 20~30대 퇴사자 비율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20~30대 퇴사자는 서울에서 근무할 수 있는 다른 직장을 찾아 떠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선·후배 등 주변에 ‘로스쿨에 진학하겠다’거나 ‘지방 이전 가능성이 낮은 다른 공공기관에 재취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20대 퇴사자 중 1명은 지난 2월 서류 접수를 마감한 은행연합회 경력직 채용에 합격했다. 해당 직원은 2020년 입사해 만 1년을 채운 뒤 산은을 떠났다고 한다. 은행연합회는 해당 채용에서 1~4년 경력자를 한 자릿수로 뽑았는데 산은 저연차 직원이 많이 지원해 채용에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산은 관계자는 “입사 난이도, 수행하는 업무의 중요도 등을 고려할 때 산은과 은행연합회는 비교가 안 된다. 부산 이전설만 없었다면 은행연합회로 적을 옮기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후배들이 이런 선택을 하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