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일정 취소 ‘공동정부’ 좌초 위기…尹 “이해 가지 않는다”

입력 2022-04-14 17:54 수정 2022-04-14 17:57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 출근하며 차에서 내리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4일 모든 일정을 전격적으로 취소했다. 새 정부 첫 내각 인선 과정에서 ‘패싱’ 당한 데 대한 불만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이 거취에 대한 고민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안 위원장 추천 인사가 내각 인선에서 배제됐다는 지적에 대해 “안 위원장으로부터 (인사) 추천을 받았다”면서도 “(인선에 대해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인선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 드렸다”며 “(안 위원장과의 갈등설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내각 인선을 둘러싸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구상에 균열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경우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공동정부가 좌초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소방본부의 소방정책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인수위에 불참을 통보했다. 또 자신이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코로나특위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안 위원장은 일정 전면 취소는 추천 인사들이 새 정부 내각 인선에서 배제된 데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 위원장은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과 최진석 전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등을 장관 후보자로 추천했지만 모두 받아들여 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서울 통의동 제20대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3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선언을 할 때 공동정부를 만들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는데, 합의 사항들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은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를 위해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기자회견에서 안 위원장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윤 당선인은 “내각 인선에 관해 많은 분들로부터 추천을 받았고 어느 특정 인사를 배제하거나 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천받은 분들과 우리나라의 인재풀에서 저희가 잘 찾아서 서로 비교하고 해서 장관 후보자를 선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안 위원장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그 정도하고 제가 답을 드리겠다”고 질의응답을 끊었다. 윤 당선인은 그러면서 “본인(안 위원장)이 불쾌하거나 이런 것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동정부라는 것은 훌륭한 사람을 함께 찾아서 임무를 맡기는 것”이라며 “누구 사람이라는 게 따로 있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이 일정 전면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공동정부 구상에 이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안 위원장이 인수위원장직을 던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안 위원장이 공동정부 구상과 관련해 판단할 시간을 가질 것 같다”면서 “안 위원장이 언제 업무에 복귀할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문동성 구승은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