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조국 흑서’ 공동저자였던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윤석열 정부 첫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정호영 후보자에 대해 “당장 후보직을 사퇴하고 제대로 검증 못한 인수위는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국 사태’를 비판해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즈아. 조국 시즌2 국힘편”이라고 짧은 글을 올렸다.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최고위직으로 있을 때 아들과 딸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서 교수는 지난 13일 블로그에 “조국의 자녀 입시를 때려잡아 대통령이 된 분이 자녀 입시 의혹이 있는 이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도대체 인수위는 검증을 한 것일까”라고 적었다.
정 후보자는 윤 당선인의 40년 지기로 알려져 있다.
14일 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에 따르면 정 후보자 딸과 아들은 각각 2017년과 2018년에 경북대 의대에 학사 편입했다.
딸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이던 2016년 12월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을 졸업한 뒤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전형에 합격했다.
정 후보자가 다음해 병원장에 취임한 후에는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아들이 신설된 ‘특별전형’을 통해 경북대 의대에 편입했다.
정 후보자 자녀는 의대 편입 전인 2015~2016년 경북대병원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한 이력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 교수는 이에 대해 “의대 편입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가 택했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은 물론 정시 입학보다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하게만 선발한다면 문제될 게 없지만 면접과 구술평가 같은 주관적 평가로 선발했기에 심사위원 재량이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서 교수는 “다 의대 교수에 학부모인 심사위원들이 장차 병원장이 될 실세의 딸을 못 본 체 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서 교수는 정 후보자 아들이 합격한 특별전형에 대해서도 “지역인재 대상 특별전형이 그해 갑자기 생겼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서 교수는 “당시 심사위원들이 조사를 받는다 해도 재량껏 했다고 우기면 어찌할 방법이 없다”며 “증거가 남는 서류위조보다 이런 묵시적인 부정이 더 교묘하고 악의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도 연일 SNS를 통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당선인의 절친 정호영 복지부장관 후보 딸·아들의 생활기록부, 인턴(체험활동) 증명서에 대해 검찰, 언론, 경북대는 철두철미한 수사·조사·취재를 할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SNS에 “과연 ‘아빠 찬스’가 없었겠느냐”며 “없었다고 주장하면 (조국과) 똑같은 잣대로 조사받으면 된다. 윤석열 당선인이 외쳐온 법의 정의와 공정이 절대 선이라면 그 선의 잣대를 동일하게 40년 지기에게도 향해 달라”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이날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논란과 관련해 “특혜는 없었다. 확인해보면 특혜가 없다는 것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진 사퇴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사퇴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