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페토서 ‘멋진 대학생 아바타’로…아동 등 11명 성착취

입력 2022-04-14 15:55

네이버의 메타버스(디지털 가상 세계)서비스 ‘제페토’에서 만난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30대 남성이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를 구속해 지난 8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제페토를 통해 여자 아동·청소년 11명에게 성착취 목적의 대화를 하고 신체 사진을 요구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다.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도 있다.

A씨는 제페토 주 이용층인 어린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제페토 속 가상캐릭터인 ‘아바타’를 아이돌과 같은 모습으로 화려하게 꾸몄다. 특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던 A씨는 자신을 “멋진 대학생 오빠”라고 소개하며 접근했다.

피해자들에게 기프티콘이나 메타버스 아이템을 선물하고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피해자들과 1~2개월간 친분을 쌓았다. A씨는 이런 방법으로 신뢰를 쌓은 뒤 신체 사진을 요구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시행된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위장 수사 기법이 허용된 이후 이번 사건의 첩보를 접수, 위장 수사를 통해 A씨를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메타버스에서 화려한 외모의 아바타를 이용해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성착취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부모와 아이들의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