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명승부였던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2021-2022 시즌 V리그 남자부 최고 시청률인 1.6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즌 전체평균인 0.75%의 2배가 넘는 시청률이다. 저조한 인기로 고심 중인 남자부에 흥행의 씨앗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4일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결산자료에서 챔프전 3차전 시청률이 1.63%로 시즌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챔프전 흥행은 침체기를 겪고 있는 남자부에 희망적인 소식이다. 남자부 이번 시즌 전체 평균 시청률은 0.75%로 저조했다. 지난 시즌 0.81%보다 0.06% 포인트 하락했다. 여자부 평균 1.18%과 비교하면 0.43% 포인트나 낮다. 2020 도쿄올림픽 진출 실패 등 국제경쟁력 약화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남자부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지난 9일 열린 챔프전 최종전에서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은 풀세트는 물론, 경기시간만 총 177분으로 V리그 역대 최장시간이 소요될 만큼 접전을 펼쳤다. KB손해보험의 ‘말리 폭격기’ 노우모리 케이타가 챔프전 역대 최고 득점(57점)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박진감 넘친 경기에 시청률 등 팬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KB손해보험은 이번 시즌 남자부 최고 시청률 상위 5경기 중 1~3위 경기에 모두 포함되며 인기를 실감했다. KB손해보험은 승점 62점, 정규리그 2위를 기록하며 구단 역사상 최다 승점 및 순위를 경신했다. 뿐만 아니라 구단 역대 최초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2차전 승리까지 거두는 등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KB손해보험의 화려한 시즌에는 리그 최고 외국인선수 케이타가 있다. 케이타는 36경기에서 1285점을 올리며 득점왕 2연패, V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을 달성했다. 1, 3, 4, 6라운드 총 4번의 라운드 MVP를 수상하며 V리그 통틀어 최초의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케이타가 다음 시즌에도 V리그에 남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KB손해보험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편 남자배구의 흥행을 위해서는 국제대회에서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이다. 여자배구는 김연경이라는 세계적인 스타의 존재와 함께 2012 런던, 2020 도쿄 ‘4강 신화’를 쓰면서 흥행하고 있지만, 남자부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이 마지막이다. 이 때문에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이 중요한 상황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