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두 자녀가 경북대 의대에 학사편입하면서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과 진료처장으로 재직할 당시 해당 병원에서 봉사활동한 이력을 편입학 전형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경북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정 후보자 자녀의 의대 편입 전형 심사 기록에 따르면, 2017년 경북대 의대에 일반전형으로 편입한 정 후보자의 딸은 경북대에서 10일간 70시간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후보자의 딸은 사회활동내역에 2016년 1월 11일~15일, 7월 25일~29일 경북대 병원에서 환자 이송 업무, 환자 검사실 안내 등을 했다고 적었다.
이듬해 경북대 의대에 특별전형으로 편입한 정 후보자의 아들은 15일간 봉사활동 85시간을 했다고 적어냈다. 그는 2015년 1월 19일~23일, 2016년 1월 11일~15일, 7월 25일~29일 경북대 병원에서 환자 이송 업무, 환자 검사실 안내 등을 했다고 사회활동내역란에 기록했다.
정 후보자의 아들이 지원한 ‘특별전형’은 그가 편입한 해에 신설됐다.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전형과 달리 대구 경북 지역 소재 고등학교 또는 대학 출신을 대상으로 한다. 같은 해 이곳에 편입한 학생 중 경북대 출신은 정 후보자의 아들이 유일하다. 나머지 특별 전형 편입학생들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 서울대학교 출신이었다.
두 자녀가 같은 기간 동안 봉사활동을 진행한 점도 눈에 띈다. 정 후보자의 자녀는 2016년 1월과 7월에 함께 봉사활동을 했는데 활동 내역과 봉사시간이 정확히 일치한다. 이 시기에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진료처장을 맡고 있었다.
이들의 봉사 이력은 의대 편입을 위한 서류 평가에 반영됐다. 2017~2018학년도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학사편입학 모집 요강에 따르면 “자기기술서 및 증빙서류에 근거하여 전공교육성취도, 전공소양, 의학적성 및 발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기술돼 있다. 이 중 ‘전공소양’은 봉사자 활동 경력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서류전형은 1단계 전형 총점 500점 중 200점에 달한다.
두 자녀의 봉사활동을 입력한 경북대 병원 내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후보자의 자녀가 봉사활동을 한게 맞느냐는 질문에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자녀가 ‘아빠 찬스’를 쓴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잇따르자 정 후보자는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에 “부정 소지가 없다”고 밝혔다.
서민철 인턴기자